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박인제 감독 인터뷰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캐스팅 덕을 봤다고 밝혔다.

박인제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인 '무빙'은 초능력을 지닌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거대한 세계관 내 흥미롭게 그려냈다.

이날 박인제 감독은 "제가 영화를 하고 있었다.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다. 저는 제 영화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며칠 뒤에 대표님이 '무빙' 시나리오를 주시더라. 그래서 제 영화 시나리오가 거절당했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겉보기보다 나이가 있다. 51세다. 저는 어렸을 때 칠판에 만화를 봤던 세대다. 제대하고 나서 갑자기 웹툰이 생겼다. 저는 뭔가 어색하더라. 여전히 어색하고, 만화책 보던 세대라 '무빙'을 몰랐다. 강풀 작가님 만화는 광수 생각 이런 거 있었지 않나. 저는 그 세대다. 읽는 거에 익숙하지 않아서 웹툰을 거의 보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출판물이 없어지면서 만화를 안 보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박인제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인제 감독은 "'무빙'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마침 늦둥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아이 낳고 하니까 대본을 보니 자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 영화 인생에 그런 종류의 이런 이야기는 없었기도 했고, 만들고 싶었다. 하늘을 날고, 영화적인 영화라고 해야 하나.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꿈을 보여주는, 달콤한 거 하니까 취향에 맞나 싶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까 부모가 되고 보니 대본이 마음을 울리는 게 있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인제 감독은 "저는 현장에 가면 별일 안 한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캐스팅이 연기 연출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연기 잘하는 사람이 캐스팅되면 저는 할 일이 없다. 사실 어린 배우랑 작업한 게 영화 '특별시민' 속 심은경 배우다. 그 외에는 최민식, 황정민, 주지훈, 류승룡 등 배우와 했다. 20대 배우들을 잘 모르기도 하고, 눈여겨 보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박인제 감독은 "옛날에는 박해일 등 젊은 배우들 보러 연극 보러 가서 많이 봤다. 제 기준에서 젊은 배우라는 (범주에) 둘 수 있는 배우가 얼마 없다. 지금이야 몇 년 사이에 20대 배우들이 약진해서 많아졌다. 그때는 여기저기 다 끌어모았다. 20대 남녀 배우들을 다 봤던 것 같다. 최대한 봉석이와 비슷한 느낌, 제가 판단하기에 희수랑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또한 "캐스팅은 순차적으로 되는 건데, 저는 항상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즘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묻기도 하고 앞으로 뭐할 거냐고 묻기도 한다. 사적인 질문이라고 해야 하나. 반대로 저도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거기서 더 뽑아 먹는 거다"라고 말했다.

박인제 감독은 '한국형 히어로'라는 수식어에 대해 "저는 제가 하던 대로 했다. 제가 여태까지 봐왔던 영화나 생각했던 것들을 했다. 저는 영화 학교를 나왔는데. 학교에서 저희 때는 필름 작업을 했다. 장르 영화를 만드는 게 큰 어려움이었다. 돈도 없고, 보통 아카데믹한 영화는 영화제를 겨냥한 아트 하우스 영화가 많다. 저도 그런 걸 찍었다.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영화 같은 게 뭘까 싶더라"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도 '영화는 날아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그런 영화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무빙' 대본을 보고 가족에 꽂힌 것도 있지만, 새로운 것도 있었다. 제가 항상 대본을 보고 선택하거나 시나리오 아이템을 적을 때 없는 걸 하고 싶어 한다. '무빙'의 나는 동작도 그런 거 아닐까 싶다. 할리우드에는 모든 게 다 있지 않나.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시도해 보지 않은 걸 해보고 싶었다. 한국형 히어로라고 정의하는 건 제 입장에서 한다기보다 평론가 혹은 관객이 해야 하는 거다. 저는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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