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대중의 니즈는 무엇인지,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175건. SBS 시청자 게시판 민원 1200건.SBS 대표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빌보드와 걸그룹,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 방송 이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의 사실과는 별개로 한쪽으로 치우친 편파 방송이 문제라는 게 주요 지적이다.

비판 여론이 중론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그알 제작진은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조명했지만 대중적 인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분노는 커졌고 결과적으로 양측의 대립만 더 커졌다.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SBS TV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시청자 민원이 이날 기준 17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앞서 19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뤘다. 정확히는 'K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작진은 소속사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 음악 프로젝트 외주용역업체인 더기버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가족들을 인터뷰를 공개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의 가족이라고 밝힌 A씨는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멤버 부모들이 음식을 갖다주면 반찬을 전부 다 거실에 내다 던져버리고, 멤버들에게 다 주어서 빨리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하는 모욕적인 언사나 이런 것들을 심하게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돈이고 뭐고 다 둘째치고 정확한 표현대로 하면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하더라", "멤버들이 공황장애로 여러 번 발작을 겪고, 한번은 병원에서 실신해 산소호흡기로 깨어났다", "숙소 내에서도 감시와 통제가 심하고, 압력이 심했다" 등 주장을 펼치며 소속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그알의 내용은 대체로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간 갈등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보였다. 프로그램은 자극적이었지만, 프로그램이 정확히 지적하고자 하는 바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사건의 본질보다는 자극에 중점을 뒀다는 문제제기다. 방송을 본 더러쉬 김민희는 방송 직후 SNS를 통해 분노했다. 김민희는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2003년 오스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제작한 걸그룹 멤버다.

그는 전 대표의 미담에 관해 이야기하며 "방송 너무 열받네. 마지막 편지 뭔데 사장님 여론이 왜 언플인데 나는 돈도 필요 없고 인기도 필요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반면, 배우 손수현은 "'그것이 알고 싶다' 봤고... 타인의 간절한 꿈 가지고 장난질하는 인간들 새삼 진짜 환멸 난다. 피프티 피프티 화이팅!!! 보란 듯이 또 한 번 날아올라"라고 글을 올리며 피프티 피프티를 공개 응원했다.
더 기버스 안성일


'그알' 제작진의 의도가 어찌 됐든 피프티 사태는 감성과 이성, 가십거리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당초 문제가 됐던 경영진의 배임 문제 등 법적 문제 뿐 아니라, K팝 산업 구조의 어두운 면을 조명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 괜한 불똥만 그룹 오메가엑스로 번졌다.지난 20일 한 유튜버가 오메가엑스의 템퍼링 의혹을 주장하면서다. 유튜버는 오메가엑스가 템퍼링을 위해 성범죄 피해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피프티 피프티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방송사가 직접 아이돌 템퍼링에 직접 참여했었기 때문"이라며 "과거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직접 방송사에 청탁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오메가엑스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전 소속사 대표에게 폭언, 폭행, 성추행 피해를 보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후 오메가엑스는 전 소속사인 스파이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 지난 7월 아이피큐와 전속계약했다.

이에 아이피큐 측은 "오메가엑스가 금전적인 이유로 새 소속사 이적을 위해 행동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그알' 제작진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러 의혹과 아쉬움만 남긴 '그것이 알고 싶다-피프티 피프티' 편. '그알' 제작진은 피프티 사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싶어 했을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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