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ENA, 최근 '마당집'에 이어 '남남'까지 상승세
가장 큰 숙제였던 포스트 '우영우'의 부재, 해결 가능성 ↑
최수영,전혜진,김태희,임지연./사진=ENA
《김서윤의 누네띄네》
텐아시아 김서윤 기자가 눈에 띄는 드라마, 예능, 주목할 만한 라이징 스타까지 연예계 현황을 파헤칩니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채널 ENA가 연이어 유의미한 성적을 내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때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ENA 월화 드라마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17일 베일을 벗은 드라마 '남남'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것.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1일 방송된 '남남'은 전국 기준 시청률 2.8%대를 기록, 수도권 기준 3.3%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3.7%까지 치솟으며 4%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남남'./사진=ENA
'남남'은 철부지 엄마 김은미(전혜진 분)와 쿨한 딸 김진희(최수영 분)의 '남남'같은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렸다. 동명의 인기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만화 캐릭터와 배우들 간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그간 모녀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는 '짠한 맛'이 주를 이뤘다. '남남'의 모녀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모녀라기보단 친구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엄마와 딸이다.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전혜진(엄마 김은미 역)의 과거가 밝혀지고 씁쓸해하는 그를 덤덤히 위로하는 최수영(딸 김진희 역)이 담긴 장면은 뭉클함을 안겼다.

'마당이 있는 집' 포스터./
'남남'의 상승세는 전작 '마당이 있는 집'의 시청률을 넘보고 있다. '마당이 있는 집'은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주연으로 전국 기준 시청률 2.97%, 수도권 평균 3.2%대로 종영한 작품이다. '우영우'이후로 ENA의 새로운 효자 작품으로 떠오른 드라마로 방영 내내 높은 화제성을 유지했다.

ENA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 신드롬 이후 부진한 성적을 이어 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ENA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넘어야 할 산이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도 이점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그는 "'우영우'는 저희 같은 신생 스튜디오가 아니라 기존 대형 스튜디오에서도 3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작품이다. 그래서 포스트 우영우가 바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포스트 우영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사진=ENA
스튜디오지니 대표의 말처럼 신생 채널 ENA에서 '우영우'의 시청률 기록은 기적 같았다. '우영우'의 마지막 회 최고 시청률은 무려 17.5%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채널이 많아지고 OTT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선택지는 늘어났다. 요즘 같은 시대에 공중파에서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ENA가 점차 채널 정체성을 찾아가니, 분위기도 바뀌었다. '행복배틀', '마당이 있는 집' 부터 현재 방영 중인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까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장르물 맛집으로 불리고 있다. 여기에 '남남'도 ENA표 웰메이드 드라마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시청률 2%대를 기록하고 있는 '남남'이 '마당이 있는 집'의 기록을 넘어설 순 있어도 '우영우'까지는 무리다. 다만 ENA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만큼 '제2의 우영우' 등장을 기대해 볼법하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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