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인 배우 이성민이 비주얼로 부각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그에게서 생소한 단어인 '외모'가 나와 시선을 끈다.
이성민은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을 시작으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리멤버', '대외비',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형사록' 시즌 1,2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은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이성민은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작품에 대한 인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대중이 만든 편견일 수도 있다. 이성민은 "소위 말하는 대중에게 눈도장,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은 10년 전 '골든타임'이다. 그때는 꿈 같았다. 내가 처음으로 배우가 되면서 상상했던 것이 비슷하게 이뤄지니까 꿈 같았다. 뜬구름 위에 있는 거 같았다. 그 뒤에 '미생'이 인기 있었다. 어느 순간 어릴 때 꿈꾸던 일들은 다 이뤄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영화 '공작' 끝나고 이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이제 다 이뤘구나 싶었다. 그런 지점에 대한 새로운 작품 '재벌집 막내아들'이 인기가 있어서 배우로서 나에게 많은 만족감을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작품이 알려지고 관심받은 게 즐거운 거지, 내가 인기가 있게 되고 관심받는구나 해서 들뜨거나 흥분되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이제는 그것이 한 달 갈까. 이 정도로 짧아졌다. 예전 같으면 석 달은 갔을 텐데"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 지점에 대해 생각하거나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제부터 배우로서 다르게 하고 싶은 것들은 좋은 작품에 멋진 캐릭터로 새롭게 관객과 만나는 거다. 그것이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7월 26일 8부작으로 종영한 '형사록' 시즌2는 협박범 친구의 숨은 배후를 쫓기 위해 다시 돌아온 강력계 형사 택록(이성민 역)의 마지막 반격을 그린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극 중 이성민은 택록을 맡았다. 택록은 친구에 근접했다고 믿었지만 모든 것이 흔들렸다. 이후 1년 6개월간의 휴식기를 갖고 여성청소년계로 다시 돌아온 인물. 아끼던 후배 성아(경수진 역)가 사고에 연루되고, 이에 따라 거대한 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신한다.
이성민은 "8부까지 공개되고 나서 한동화 감독님과 문자를 했다. 스튜디오 드래곤 CP와 출연자들에게도 문자를 돌렸다. 8부까지 공개가 되니까 진짜 다 끝난 것 같더라. 시즌 1 때 겪어 봤는데, OTT 콘텐츠라는 게 넷플릭스랑 다르게 디즈니+는 다 나와야 시작이더라. 시즌2는 우리 집사람도 그렇고, 다 나오면 보겠다고 하더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형사록' 시리즈에 만족감을 나타낸 이성민. 그는 "이슈(화제)는 별로 안 되는데 반응은 괜찮은 것 같다. 저는 굉장히 만족했다. 무엇보다 좋은 대본이었지만, 한동화 감독님의 노력과 뒤에 후반 작업하시는 분들의 애씀이 보였다. 원래 대본 내용보다 많이 타이트하게 편집하신 거 같다.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작품을 타이트하게 만든 게 고맙고, 후반에 음악도 좋았다. 대본 보고 연기할 때보다 더 만족스러운 작품이라 기분이 좋았다"라며 웃었다.
이성민은 "제일 좋은 건 작품도 좋고, 관객도 많이 드는 거다. 제일 안 좋은 게 작품도 안 좋고, 관객도 없는 거다. 완성도 평가가 좋은데 관객이 적은 건 마음은 아프지만, 치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영화랑 다르게 OTT 콘텐츠 드라마는 잘 모르겠다. 체감, 실감을 잘 못 하겠다. '더 글로리'나 '수리남'처럼 이슈가 많이 되고 관객도 많이 보는 거라면 체감이 되는데 디즈니+는 이슈가 되고 있는지,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잣대를 '더 글로리'처럼 해야 하나.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거지 않나. (경) 수진이 '이제부터 시작 아니냐?'라고 하더라. '형사록' 같은 작품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형사록'이라는 장르는 지금부터 시작이지 않나 싶다. 좋으니까 많이 봐주지 않을까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형사록'을 통해 액션 신을 소화하기도. 그는 "체력은 그 정도야 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액션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지금 촬영 중인 티빙 드라마 '운수 좋은 날' 촬영장에서 제가 빨리 뛰니까 긴장하고 있더라. 여기는 그렇게 빨리 뛰는 캐릭터 아닌데 '형사록' 때 그렇게 잘 뛰었다면서 긴장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건강 관리 비법에 대해 "비타민 하나 먹고, 피곤하니까 약 하나 먹는다. 그게 다다. 밥은 잘 먹어야 하는데, '형사록' 시즌2 때는 다이어트 하다가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탄수화물과 단 것을 끊고 다른 걸 먹어야 한다. 그것도 끊고 다른 것도 안 먹으니까 체력이 떨어지더라. 세 번 정도 쓰러질 뻔했다. 혈압을 올렸다가 내렸는데, 카메라가 들어오더라. 그러더니 앞이 하얘졌다. 그냥 주저앉았던 기억이 난다"라고 했다.
이성민은 "몇 번 그러고 나서 할 게 아니구나 싶더라. 배우라서 5~6kg 정도 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게 아니라 두툼해졌더라.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서 시즌1 끝나고 다이어트를 했다. 잘 보면 초반에는 얼굴이 좋은데 그 사건이 이후로 다시 두툼해진다. 한동화 감독님은 전혀 요구하지 않았다. 배우인데 가끔 다이어트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 먹으면 빠지는데 안 먹다가 쓰러진다. 안 먹는 게 아니라 안 좋은 걸 안 먹고 좋은 걸 많이 먹어야 한다. 잘 먹고 운동하고, 밤에 안 먹어야 한다. 저는 다이어트를 꾸준히 한다. 하루에 한두 끼 먹으려고 한다. 비주얼로 부각되고 싶다. 그런데 근육 만드는 건 잘 못 하겠더라. 그거 하는 젊은 친구들은 대단하다. 저는 나이가 있으니까 운동을 안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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