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개그우먼 이경애가 어머니의 극단적 선택 목격, 아버지의 재산 탕진 등 안타까운 가정사를 고백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개그우먼 이경애와 그의 딸 김희서가 출연했다.

이날 이경애는 고3 딸에게 "스무살이 되면 독립해야 한다"며 "내가 어릴 때 엄마 때문에 집을 못 나갔다. 내가 볼모가 된 것 같았다. 저의 독립을 막기 위해 아빠가 엄마를 잡았다. 나는 엄마가 다칠까봐 못 나갔다”며 “누군가 약자를 괴롭히는 걸 보면 너무 심하게 반응이 온다. 누군가 피해보는 상황이 너무 싫은 거다. 딸인데도 저 때문에 피해 보는 게 너무 싫다. 나와 오래 있으면 딸에게도 피해를 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경애는 "어릴 때 늘 우울했다. 웃고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 난 불행한 아이라 생각했다. 19~20살에 아빠가 매니저를 했다. 한 달에 30일을 나이트클럽 일을 시켰다. 열이 나서 펄펄 끓는데도 일을 해야 했다. 우리 아빠는 돈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을 시작하고 돈을 만져본 적이 없다. 아빠가 내 돈을 다 날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거의 마흔이 다 돼서야 내 통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1984년 KBS 개그 콘테스트 대상을 받으면서 연예계 데뷔한 이경애는 "출연료가 처음부터 높았다. 당시 한 달에 1억 원 정도를 벌었다. 나이트클럽에서 행사하면 하루 1300만 원을 받았다. 근데 10원도 만져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나중에는 잠만 자고 나갔다. 너무 힘들었는데 아버지가 한 번도 못 쉬게 하더라. 아버지가 은행 주식을 구매했는데 부도가 나서 은행이 사라졌다. 내가 번 돈을 거기에 올인했다보더라"고 말했다.

자신의 매니저로 일하기 전에는 직장에 다녔다는 아버지. 이경애는 "서울역에 있는 큰 회사에 다니셨는데 약주를 좋아하셔서 월급은 술값으로 다 나갔다. 그래서 어머니가 늘 전정긍긍하셨다.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셨는데 슬롯머신에 빠져서 집이 날아갈 정도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13년 동안 돈을 모은 걸로 집을 샀는데 아버지가 노름에 손을 대서 집, 차, 월급이 다 압류됐다. 내가 엄마를 찾아 나섰는데 뒷산에서 목을 매려고 하는 걸 발견했다. 제가 딱 끄집어내서 '동생 먼저 죽이고 나 죽이고 엄마 죽으세요' 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포기하고 내려오시더라. 그 후에도 네 번을 더 하셨다. 그때마다 내가 발견했다. 첫 번째 시도가 저 초등학교 5학년 때 겪은 것"이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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