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사진=텐아시아 DB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돌연 불출석한 가운데, 경찰이 재소환할 예정이다.

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정례 간담회에서 "피조사자(유아인) 측에서 소환 일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하게 출석 일자를 조율해 조사받는 게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그렇게(영장 신청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찰은 13일 유아인 측에게 다시 출석 일정을 통보했지만, 여전히 비공개 소환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아인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출석해 2차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자리한 취재진을 의식해서일까. 조사를 받지 않고 돌아갔다.

유아인 법률 대리인 측은 "5월 11일 오전 10시에 출석하여 조사받으라는 요청을 통보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여 비공개 소환을 요청하였고 경찰 역시 이에 동의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이어 "조사 전일인 2023년 5월 10일 언론 기사를 통해 엄홍식 씨가 다음 날(5월 11일) 조사가 예상된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고, 이에 변호인은 출석 일정이 공개되었는지 여부를 경찰에 문의하였으나, 경찰은 출석 일자를 공개한 적이 전혀 없고 원칙대로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니 그대로 출석하라는 입장을 표시하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법률 대리인 측은 "이미 출석 일정이 공개된 상황에서도 엄홍식 씨는 조사에 임하고자 하였고, 이에 변호인은 이미 일정이 공개된 상황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비공개 소환의 원칙에 맞도록 다른 경로로의 출입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의 엄홍식 씨에 대한 소환은 사실상 공개소환이 되어 부득이 출석 일자 변경에 관한 협의를 경찰에 요청하였습니다. 이미 지난 3월 소환 과정에서도 경찰은 비공개 소환임을 밝혔으나 사실상 공개 소환이 되어 변호인이 한차례 항의의 의사표시를 밝힌 바 있음에도 금번 소환과정에서 다시 반복적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하였음에 변호인은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바입니다"라고 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아인이 2021년 1월 4일부터 2021년 12월 23일까지 73회, 4497mL에 이르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2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아인의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간이 소변검사를 실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유아인의 모발에서 3종류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

상습 투약 의혹이 제기된 프로포폴은 물론 소변에서 양성이 나온 대마, 또 다른 제3의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제3의 마약 성분은 바로 코카인, 케타민이었다. 코카인은 중독성, 환각성이 강력해 필로폰 헤로인과 3대 마약으로 불린다. 또한 여러 병원에서 이뤄진 잦은 프로포폴 투약은 의료진도 우려했다는 정황까지 확인됐다.

유아인은 12시간의 1차 조사를 받은 뒤 " 제가 밝힐 수 있는 사실들 그대로 말씀을 드렸다.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께 큰 실망하게 하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면서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제가 그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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