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부모님을 향한 현진영의 절절한 마음이 시청자를 울렸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에는 현진영이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을 찾았따.
이날 현진영은 아버지에 대해 "음악적으로나 삶에서 친구 같은 분이자 제가 의지하는 분이었다. 공부하라는 소리보다 피아노 연습하라는 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 제가 곡을 만들면 제일 먼저 듣는 분이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현진영의 아버지는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인 고(高) 허병찬. 현진영의 아내 오서운은 "말수가 없으셨고 가끔 제 옆에 앉아 '너는 얼굴이 작고 예뻐서 좋다'고 하셨다. 예쁨 받는 며느리였다"고 떠올렸다.
현진영은 8년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면서 "아버지가 엄마를 진짜 사랑했다. 엄마가 위암으로 굉장히 아파하셨는데 하고 싶다고 하는 건 다 해주셨다"며 "커피숍을 차리고 싶다고 하면 명동에 100평 넘는 가게를 차려주시고, 친구들과 화투칠 때 안 아프다고 하니 근처에서 화투 치라며 화투 치는 집까지 사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많던 재산 병 낫게 한다고 다 쓰셨다. 물불을 안 가리셨다"며 "환부에 대면 낫는다는 사기 생명수가 몇 천 만원을 주고 사오시기도 했다. 어머니 하나만을 위해 살았다. 모든 걸 헌신했다"고 밝혔다.
현진영은 "엄마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가 3일을 병간호로 한숨도 못 주무셨다. 엄마가 돌아가실 것 같으니까 아버지를 깨우려고 소리를 질렀는데, 아버지는 그 소리를 못 듣고 잠에 빠졌다. 그게 한이 된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했다.
아버지의 봉안당을 떠난 현진영은 어머니의 묘를 찾았다. 그가 14살에 돌아가셨다는 어머니. 어머니가 떠난 지 40년이 흘렀어도 그 그리움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어머니의 묘에 생전에 좋아하셨던 믹스 커피와 바나나, 카네이션을 놓은 현진영은 패티김의 '초우'를 불렀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노래라고. 그는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찢어진다. '너무나 사랑했기에'라는 가사가 우리를 놓고 가려고 하니까 너무 사랑하니까 잊을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특히 그는 어머니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했지만, 은연 중에 떠올리면 얼굴이 흐릿하게 기억이 났다면서 그렇게 만든 곡이 '흐린 기억 속의 그대'라고 밝혔다. 현진영은 "그게 연인의 노래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현진영은 "방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열어달라고 두드렸다. 엄마가 남긴 유언 테이프에서 '우리 아들 딸 잘 부탁해요'라고 말씀하시는 중간에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엄마 문 열어'라고 말한다. 들으면서 엄청 울었다"고 했다.
현진영은 "어머니, 아버지 잘 계시죠? 저도 잘 있어요.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더 열심히 살 테니까 위에서 저희들 지켜주시고, 여동생 좀 지켜주세요"라고 울먹여 시청자들을 짠하게 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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