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개팅이다. 프로그램의 방향성과는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소개팅 소재를 가져다 쓰는 것부터 피로감을 준다는 시청자들이 늘고 았다. 남자는 재력을, 여자는 어린 나이와 외모를 과시하는 모양도 비스무리하다. 재미도 감동도 없는 억지 소개팅을 시청자들은 점점 외면하고 있다.
'홍김동전'은 동전으로 운명을 체인지하는 구개념 버라이어티. 최근 KBS 공영방송 50주년을 이유로 방송 오마주 특집을 선보여왔던 '홍김동전'은 별안간 소개팅 특집에 나서 과거 MBC '일밤-뜨거운 형제들'의 아바타 소개팅을 따라 하기에 나섰다.
이날 아바타 소개팅의 주인공은 조세호와 주우재. 두 사람의 소개팅 상대는 훈훈한 외모의 29살의 모바일 쇼호스트 박향신과 33살의 연극배우 김유림이었다. 무엇보다 박향신은 42살 조세호와는 13살 차이. 조세호는 홍진경의 지령으로 따라 행동한 것이지만, 계속해서 명품 시계와 GD의 한정판 신발 등 재력을 과시할 수 있는 것들로 선물 공세를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소개팅 결과는 핑크빛. 박향신은 주우재가 아닌 조세호를 마음에 드는 상대로 꼽으며 "끌리는 건 주우재였는데 성격 자체가 조세호와 비슷해서 잘 맞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저는 배 하트를 할 때 귀여웠다"고 밝혔다.이러한 모습은 최근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비슷하게 펼쳐졌다. 이상민이 띠동갑 연하와 생애 첫 소개팅에 나서는 모습이 담긴 것. 주선자는 김준호로, 39세의 미모의 제약회사 직원이 소개팅녀로 등장했다.
올해 17년간의 빚 69억 원 청산을 앞둔 이상민은 소개팅녀에서 "아직 저작권협회에는 압류가 걸려있는데 내년 초에 풀린다. 내가 죽으면 사후 70년까지 받을 수 있다"라며 은근히 재력을 과시했다.
이후 소개팅녀와 번호 교환에 성공하며 잘 돼 가는 듯 보였으나 소개팅 후 상대에게 2주간 연락을 안 했다고 밝히기도. 결국 등 떠밀리듯 애프터 신청해 새벽 4시 수상시장에서 만난 이상민은 소개팅녀에게 22만원짜리 킹크랩을 플렉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예능은 쇼에 가깝다. 두 사람이 진심으로 소개팅에 임했을 것으로 믿는 시청자들도 많지 않다. 문제는 형식이다. 띠동갑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연하의 미모 여성과 재력을 갖춘 40대 남자의 만남이라는 것 자체부터 억지스럽다. 쇼 같지 않은 쇼여야 하는데, 이건 대놓고 쇼다.
최근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소개팅에 나서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신랑수업' 모태범, 김용준부터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안소영, '조선의 사랑꾼' 강민경, 심현섭 등이다. 모태범의 경우 임사랑과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소개팅을 소재로 한 회 분량 채우기에만 나서는 모습. 연예인과 일반인의 만남 자체가 화제가 되니 너도나도 따라 하는 모양새. 피로도는 시청자들만의 몫이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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