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별몇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드림' 별몇개? = ★★★☆☆
맛은 나는데 아는 맛이다. 감독의 주특기가 여과 없이 발휘된 것 같으나 어쩐 일인지 새롭지 않다.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이다.
촉망받던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는 일생 도움이 안 되는 엄마 탓에 사고를 치고 중징계를 받는다. 이미지 쇄신에 안성맞춤인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홍대. 그 앞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홈리스 월드컵 다큐멘터리를 찍겠다고 나선 PD 소민(아이유 분)이 있다. 티격태격하던 홍대와 소민은 홈리스 선수들의 사연에 점점 스며들게 되고 어느덧 같은 꿈을 꾸며 서로를 응원하게 된다.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홈리스 축구 선수들에 있다. 성공에 도취돼 가족을 돌보지 않고 집 밖으로 나돌았던 환동(김종수 분), 친구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아내에게 이혼 당하고 딸과 함께 살지 못하게 된 효봉(고창석 분),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돌봐준 여자에게 삶을 바치기로 한 범수(정승길 분), 부모와 세상에 버려지고 유일한 빛이었던 여자를 잃은 인선(이현우 분), 건달 출신 문수(양현민 분), 베일에 싸인 영진(홍완표 분) 등이 그 주인공이다. 홈리스들의 재활을 돕는 매체인 빅이슈코리아의 사무국장 인국(허준석 분)도 주요한 메시지 스피커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들은 인간의 상실과 회복을 그려낸다. 나아가 노숙하는 홈리스(Homeless)의 '홈'(Home)이 단순히 물리적인 집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결국 그를 통한 꿈을 의미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꿈의 결핍은 집 없이 길에서 부유하는 홈리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다만, 이 메시지에 도달하는 과정은 단편적이고, 큰 서사의 줄기는 뻔하게 흘러간다. '홈리스 월드컵'이란 소재에서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가 예외 없이 펼쳐진다. 이병헌 감독의 주특기인 허를 찌르는 개그 코드는 영화 곳곳에 배치됐으나, 그 범위는 전작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유의 맛이 나는 인물들의 말투와 톡톡 튀는 대사들은 이 감독의 차별성이지만, 어쩐지 이번 작품에선 빛을 잃었다. 참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그 원인은 이병헌 감독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병헌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드림'이 '스물'(2015, 감독 이병헌) 보다 먼저 시나리오가 완성됐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무려 10년 넘게 묵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비교적 초창기 시나리오인 '드림'은 본격적으로 이병헌 감독의 작품 세계가 꽃 피기 이전에 쓰여진 탓에 풋사과 맛이 나는 듯 하다. 게다가 시나리오 완성 역순으로 영화를 보게 됐으니 '드림'에서 새로운 맛이 날 리 있을까.
축구 애호가로 정평이 난 박서준은 축구선수 역에 진심을 다한 흔적이 보인다. 현역 축구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탄탄한 피지컬과 날렵한 축구신을 선보였다. 연기톤은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연장선에서 이병헌 감독의 디렉팅으로 한층 진화된 느낌이다.
'브로커' 보다 앞서 촬영돼 정확히는 첫 상업 영화에 도전했던 아이유는 자신의 것보다는 역시 이 감독의 가이드를 따라 연기했단 인상이 강하다. 캐릭터 자체가 크게 입체적이진 않은 탓에 단조롭다. 첫 상업영화 데뷔 연기 치고 무난하나, 주연으로서 존재감이 크진 않다.
이외 홈리스 축구단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이중 김종수, 정승길, 허준석 등은 '이병헌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이해도가 높은 덕에 영화 속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정승길은 영화에서 실제 아내인 이지현과 연인 연기를 펼쳐 보는 재미가 있다.
4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드림' 별몇개? = ★★★☆☆
맛은 나는데 아는 맛이다. 감독의 주특기가 여과 없이 발휘된 것 같으나 어쩐 일인지 새롭지 않다.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이다.
촉망받던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는 일생 도움이 안 되는 엄마 탓에 사고를 치고 중징계를 받는다. 이미지 쇄신에 안성맞춤인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홍대. 그 앞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홈리스 월드컵 다큐멘터리를 찍겠다고 나선 PD 소민(아이유 분)이 있다. 티격태격하던 홍대와 소민은 홈리스 선수들의 사연에 점점 스며들게 되고 어느덧 같은 꿈을 꾸며 서로를 응원하게 된다.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홈리스 축구 선수들에 있다. 성공에 도취돼 가족을 돌보지 않고 집 밖으로 나돌았던 환동(김종수 분), 친구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아내에게 이혼 당하고 딸과 함께 살지 못하게 된 효봉(고창석 분),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돌봐준 여자에게 삶을 바치기로 한 범수(정승길 분), 부모와 세상에 버려지고 유일한 빛이었던 여자를 잃은 인선(이현우 분), 건달 출신 문수(양현민 분), 베일에 싸인 영진(홍완표 분) 등이 그 주인공이다. 홈리스들의 재활을 돕는 매체인 빅이슈코리아의 사무국장 인국(허준석 분)도 주요한 메시지 스피커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들은 인간의 상실과 회복을 그려낸다. 나아가 노숙하는 홈리스(Homeless)의 '홈'(Home)이 단순히 물리적인 집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결국 그를 통한 꿈을 의미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꿈의 결핍은 집 없이 길에서 부유하는 홈리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다만, 이 메시지에 도달하는 과정은 단편적이고, 큰 서사의 줄기는 뻔하게 흘러간다. '홈리스 월드컵'이란 소재에서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가 예외 없이 펼쳐진다. 이병헌 감독의 주특기인 허를 찌르는 개그 코드는 영화 곳곳에 배치됐으나, 그 범위는 전작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유의 맛이 나는 인물들의 말투와 톡톡 튀는 대사들은 이 감독의 차별성이지만, 어쩐지 이번 작품에선 빛을 잃었다. 참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그 원인은 이병헌 감독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병헌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드림'이 '스물'(2015, 감독 이병헌) 보다 먼저 시나리오가 완성됐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무려 10년 넘게 묵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비교적 초창기 시나리오인 '드림'은 본격적으로 이병헌 감독의 작품 세계가 꽃 피기 이전에 쓰여진 탓에 풋사과 맛이 나는 듯 하다. 게다가 시나리오 완성 역순으로 영화를 보게 됐으니 '드림'에서 새로운 맛이 날 리 있을까.
축구 애호가로 정평이 난 박서준은 축구선수 역에 진심을 다한 흔적이 보인다. 현역 축구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탄탄한 피지컬과 날렵한 축구신을 선보였다. 연기톤은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연장선에서 이병헌 감독의 디렉팅으로 한층 진화된 느낌이다.
'브로커' 보다 앞서 촬영돼 정확히는 첫 상업 영화에 도전했던 아이유는 자신의 것보다는 역시 이 감독의 가이드를 따라 연기했단 인상이 강하다. 캐릭터 자체가 크게 입체적이진 않은 탓에 단조롭다. 첫 상업영화 데뷔 연기 치고 무난하나, 주연으로서 존재감이 크진 않다.
이외 홈리스 축구단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이중 김종수, 정승길, 허준석 등은 '이병헌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이해도가 높은 덕에 영화 속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정승길은 영화에서 실제 아내인 이지현과 연인 연기를 펼쳐 보는 재미가 있다.
4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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