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넷플릭스 '더 글로리'서 실감 나는 약쟁이 연기로 '소름'
연극+뮤지컬로 다져진 실력
이야기에 포인트 주는 존재감으로 재미↑
넷플릭스 '더 글로리'서 실감 나는 약쟁이 연기로 '소름'
연극+뮤지컬로 다져진 실력
이야기에 포인트 주는 존재감으로 재미↑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드라마를 시작한 건 2021년부터지만 굵직한 작품들로 단번에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출연한 김히어라의 이야기다.예명 같은 '김히어라'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준 본명으로, '하얗고 깨끗하게 살아라'라는 뜻이다. 하지만 '더 글로리'에서 김히어라는 이름과는 정반대의 연기를 보여줬다.
김히어라가 연기한 이사라는 대형교회 목사의 딸이며 화가. 문동은(송혜교 분)에게 학교 폭력을 가한 무리 중 가장 문란한 생활을 하는 이사라는 기도와 회개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용서하는' 이중적인 삶을 산다. "천사세요?", "근로소득세 내는 넌 모르는, 이 종합소득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이런 귀한 곳에 누추한 분이 웬일로?", "회개해 천벌 받기 싫으면" 등 독실한 교인이면서도 마약, 학교 폭력 등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악인이라는 아이러니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파렴치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죄의식 없이 친구에게 폭력을 가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이사라에 동화된 김히어라의 모습은 시청자를 분노케 했다. 마약과 알코올에 중독된 연기를 하는 모습은 마치 실제와 같아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욕설, 경솔한 언행, 통제하지 못하는 감정까지 이사라를 표현하는 김히어라의 눈빛에는 광기가 어려있다.
김히어라는 2009년 뮤지컬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미디어 노출이 큰 드라마의 경우 2021년에 시작했지만 연극과 뮤지컬로 다져진 연기력으로 금세 빛을 봤다. '막장의 끝' 이사라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해낸 이사라. 작지만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을 살펴봤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 넷플릭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대형 로펌에 취업해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시청 시간 1위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김히어라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탈북민 계향심을 연기했다. 계향심은 강도 상해죄로 재판장에 서게 된다. 어린 딸에게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려고 오랜 기간 도주 생활을 계향심. 절절한 모성애를 열연으로 표현해낸 김히어라는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다. 자연스러운 북한 사투리부터 피해자의 위증에 흥분하는 불같은 면모, 모든 것을 견뎌낸 어머니의 모습, 재판 과정에서 겪는 갈등까지 섬세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배드 앤 크레이지'(2021) | 티빙
'배드 앤 크레이지'는 승진에 혈안이 된 양심 불량 경찰 류수열(이동욱 분)과 정의감 가득한 정체불명의 남자 K(위하준 분)이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히어라는 마약조직 수장 용사장 역을 맡았다. 작은 사탕 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위장했지만 실상은 러시아산 마약을 유통시킨다.
김히어라는 마약 사업을 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용사장을 연기할 때는 섬뜩함을 자아냈다. 동료를 죽인 이에게 복수를 다짐할 때는 싸늘한 기운을 풍겼다. 김히어라는 격투신도 소화하며 액션 연기에도 일가견 있음을 드러냈다. '괴물'(2021) | 넷플릭스, 티빙
'괴물'은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 20년 전 강력 사건이 미제로 묻힌 서울 근교 마을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지며 마을이 술렁인다. 엘리트 경위 한주원(여진구 분)과 괴팍하기로 소문난 경사 이동식(신하균 분). 전혀 다른 두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사건에 얽힌다.
김히어라는 '괴물' 속 미스터리한 사건의 중심 인물로 등장했다. 열 손가락 끝 한마디가 각각 절단된 백골사체로 발견된 방주선을 연기한 것. 김히어라는 날 선 눈빛과 허스키한 목소리로 캐릭터를 그려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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