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표팀 ‘벤투호’ 선수들에 대한 진심어린 위로와 응원으로 깊은 감동을 준 ‘캡틴쿠’ 구자철 KBS 해설위원이 중계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며 생생한 ‘어록’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던 전 국가대표이자 여전히 현역 선수인 구자철 위원의 진심과 특유의 ‘구글링 재치’까지 담겨있는 ‘구의 어록’을 돌아본다.

◇“황의조, 마지막 슈팅 자세가 약간 불안정했어요. 너무 간절하다 보니까 어제 축구화를 너무 깨끗하게 닦아서...미끄러졌어요.” (한국vs우루과이) : 구 위원은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 아쉬울 황의조를 이 말로 감쌌다. 약간은 농담조였지만 “너무 간절한 나머지 미끄러졌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조규성 선수와 같이 부딪쳐 보면, 정말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의 피지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강하거든요.” (한국vs우루과이) : 구 위원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조규성에 대해 K-리그에서 직접 함께 뛰어본 경험담을 털어놨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왜 위험하게 조규성 선수와 부딪치세요?”라며 웃었고, 구 위원은 “제가 그만큼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주장의 무게는 정말 무겁거든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왕관을 쓰고 있어요.”(한국vs가나) : 전 대표팀 캡틴인 구 위원이 현재 캡틴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을 보며 주장 완장의 무게를 표현한 말이다. ‘이심전심’ 사이인 두 사람의 가나전 종료 후 만남과 포옹은 눈물 나는 감동을 선사했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가 단두대 매치이다.” (한국vs가나) :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매 경기가 한 마디로 ‘단두대 매치’라고 정의한 구 위원은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잘 하려고 하지 마라”, “후회 없이 뛰어라. 골 안 넣어도 되니까”라며 부담을 덜어주려 최선을 다했다.

◇“잘 생겼을 뿐 아니라 이렇게 골도 잘 넣는다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vs가나) : ‘한국 첫 골의 주인공’으로 구 위원이 예측했고, 그 믿음에 1경기 2골로 보답한 조규성에 대해 했던 말로 후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그라운드 위의 BTS!”라며 제대로 맞장구를 쳤다.

◇“축구라는 게 참 어렵습니다...” (한국vs가나) : 한국이 2대3으로 너무나 아쉽게 가나에 패한 뒤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며 겨우 전한 말이다. 자신이 뛴 월드컵 두 번에 대해 늘 한이 남았음을 밝히던 구자철 위원이 감정을 눌러가며 던진 소감이어서 먹먹함을 선사했다.

구자철 해설위원은 12월 2일 밤 10시부터 KBS 2TV를 통해 중계되는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진심 어록’을 추가할 예정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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