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고딩엄빠2' 출연자, 미성년자 때 성인 남성의 아이 임신
미성년자-성인 성관계 미화 수준?
기획의도 잊고 자극성만 쫓은 결과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미성년자 여성과 성인 남성의 사랑. '범죄'라고 할 법한 일이 방송이 버젓이 '사랑'으로 포장하고 있다. 10대 임신을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방송된 MBN '고딩엄빠2'에서는 19살에 임신해 엄마가 된 박은지 씨의 사연이 예고됐다. 박은지 씨는 "19살에 임신해서 엄마가 된 21살 박은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박은지의 남편은 "30살에 아기 아빠가 된 올해 32살 모준민"이라고 밝혔다. 처가살이 중인 모준민 씨는 분가를 원했다. 모준민은 박은지에게 "들어와서 살다 보니 셋이서만 살아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박은지는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이게 익숙하다 보니 나한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고편은 이들 부부가 분가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하지만 짚고 가야 할 대목은 박은지 씨가 19살에 임신했다는 사실이다. '고딩엄빠2'에서는 10대 때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부부들이 다수 등장해왔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경우 여성은 10대, 남성은 30대 때 첫 아이가 생긴 것.'고딩엄빠2'에서 미성년자-성인이 교제한 사연이 소개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방송분에서는 19살에 10살 연상 남성인 김은석 씨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19살에 임신한 김보현 씨는 서울 미혼모 센터에 가서 출산했다. 아이 아빠는 당시 교제하던 10살 연상의 남성. 현재는 이 남성과 결혼했다. 게다가 이들 부부는 현재 5남매를 육아 중이다.

'고딩엄빠2' 스틸. /사진제공=MBN


'고딩엄빠2'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10대에 부모가 된 고딩엄빠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좌충우돌,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리얼 가족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아직 이른 나이에 부모의 책임감을 짊어진 고딩엄빠들. 새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기특한 선택을 한 이들의 실제생활은 어떤 모습일까?’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고딩엄빠'의 남성현 PD는 “많은 사람이 쉬쉬하지만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10대의 성 이야기’를 소재로 하다 보니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린 게 사실"이라며 "10대 엄마, 아빠라는 주제를 통해 10대의 성에 대한 내용을 전반전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따른다면 '고딩엄빠2'는 뜻하지 않게 10대 때 엄마, 아빠가 이들이 사회 편견과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도 헤쳐나가며 올바르게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이들 역시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이들의 삶을 조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고딩엄빠2'는 자극적 내용을 쫓으며 화제성 몰이에만 급급하고 있다. 육아관 차이 등 자극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부분만 특히 부각하며 깊이 있게 다뤄야할 부분은 겉핡기 식으로 지나친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교제, 성관계에 대한 고찰도 없다. 그렇다면 '고딩엄빠'는 단순한 부부 예능, 육아 예능과 다를 바가 없다. 두 가정의 사연을 본 시청사들 사이에서는 제목을 '고딩엄빠'가 아닌 '고딩엄마'로 바꿔야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미성년자-성인의 성관계와 임신, 그리고 육아, 결혼이 위법은 아니다. '고딩엄빠2'가 '사랑'으로 포장한 이 일이 현실에서는 '사랑'보다 '범죄'일 경우가 훨씬 많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성관계와 교제 문제를 더 주의 깊게 다뤄야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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