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넷플릭스 첫 한국 음악 예능 '테이크원', 미온적 반응
박정현·악뮤 등 화려한 라인업에도 전달되지 못한 감동
'표절 의혹' 유희열·'청와대 공연 특혜 시비' 비
넷플릭스 첫 한국 음악 예능 '테이크원', 미온적 반응
박정현·악뮤 등 화려한 라인업에도 전달되지 못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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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첫 음악 프로젝트를 선보였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테이크원'은 지난 14일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국내 '많이 본 TV쇼 톱10' 차트에서 내려왔다. 최고 순위도 9위였다. K팝 등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테이크원'은 한국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서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시작은 거창했으나 성과는 미약했다.
'테이크원'은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생애 가장 의미 있는 단 한 번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음악 예능.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체 음악 예능인 만큼 라인업부터 화려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회를 장식했고, 이외에 악뮤, 박정현, 임재범, 비, 유희열, 마마무의 에피소드가 총 7개의 에피소드에 각각 담겼다.'테이크원'의 김학민 PD는 '싱어게인',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3' 등 음악 예능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자. '테이크원' 공개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 PD는 "미친 프로젝트였다. 그들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 관객들은 어떻게 볼까 상상에서 출발했다"라고 할 만큼 포부도 넘쳤다.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죽기 전에 딱 한 곡만 부를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를 담은 무대인 만큼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이 담겼다. 악뮤는 이찬혁을 주축으로 비행장과 비행기, 스카이다이버, 낙하산, 수백 명의 댄서들이 동원된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거대한 스케일의 관객 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조수미는 소아 환우와 가족들, 성악 전공자들을 초대해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한 공연을 펼쳤다. 임재범은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뒤 6년간의 공백을 깨고 무대에 오르는 용기를 냈다.
공연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하겠다는 취지에서 국내 예능 프로젝트 사상 최초로 돌비 애트모스(실감 나고 입체적인 소리를 느끼게 하는 사운드 기술)를 적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마다 사운드 환경이 각기 다르고 고급 음향 설비를 갖추지 못한 이들도 있기 때문에 안방에서 현장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돌비 애트모스 기술 적용'은 홍보 포인트만으로 사용된 셈이 됐다.
청와대 촬영 논란이 번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패션잡지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혜진을 모델로 세워 한복 패션 화보를 선보인 바 있다. 한복의 현대적 해석과 개방된 청와대를 소개하겠다는 기획 의도였으나 청와대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갑론일박이 일기도 했다. 비의 공연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해볼 수 있다. 제작진과 비는 청와대 보존에 특히 신경썼다는 점을 강조하려 일부러 그런 장면들을 영상에 담았다. 하지만 한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문화적 공간의 상징성, 정체성을 일관되게 지켜내는 고민도 필요했다.
유희열의 경우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중들에게 사과하고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테이크원'이 표절 논란 전 촬영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공개 시점이 논란 이후였단 점은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있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한국 예능 상견례' 행사를 열고 넷플릭스 예능의 현황과 계획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화제성 입증 가능한 지표'를 공개하지 않는 넷플릭스. 이에 대해 콘텐츠팀 예능 부문 유기환 매니저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예능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한국에서 한국 예능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받았는가'이다"라며 ""넷플릭스는 '외국에서 먹히는 것만 하지 않나'라며 제안하는 분이 많은데 저희는 한국이 먼저다. '로컬 퍼스트'"라고 강조했다. 이번 '테이크원'의 경우는, 한국에서 어떤 논란이 있든 글로벌 공개작이니 상관없다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로컬 퍼스트'가 아닌 '글로벌 퍼스트' 넷플릭스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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