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효린이는 호흡이 가빠지고 약을 먹어야 자는 장면들이 있었어요. 찍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해야 효린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사실 지금까지 효린이처럼 그렇게 호흡이 차본 적이 없거든요. 밖에서 직접 뛰면서 얼마나 숨이 찰 수 있는지 연구했어요. 효린이가 힘들어하는 장면에서는 내가 효린이었으면 어땠을까 많이 생각해봤죠.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최대한 비슷한 부분을 따로 뽑아보기도 하고 감독님께도 많이 여쭤봤어요"

'낭랑 18세' 고등학교 2학년, 아직은 어린 배우임에도 책임감은 남다른 전채은이다. 24일 텐아시아 사옥에서 tvN '작은 아씨들' 전채은(박효린 역)과의 일대일 인터뷰가 진행됐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전채은은 재력가 박재상(엄기준 분), 원상아(엄지원 분)의 외동딸이자 세 자매의 막내 오인혜(박지후 분)의 절친 박효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성인 연기자도 어려워하는 환각 상태, 공황장애, 자해 등의 연기를 완벽하게 펼쳐낸 전채은. 수많은 고민과 연구 속에서 박효린의 캐릭터가 탄생했다.전채은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판타지 같은 부분이 있더라. 엄마한테 환각 관련해서 여쭤봤다. 엄마는 이랬던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수술하면 환각제 같은 게 들어가는데 몽롱해진다더라. 그래서 가장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냥 꿈을 꾸는 것처럼 하면 될 것 같았다. 아이가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이 진짜 나타났다고 생각하고 꿈을 꾸듯이 상상했다"고 말했다.

전채은은 시놉시스가 없는 정서경 작가의 대본 역시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나갔다. 그는 "진짜 효린이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고 그냥 효린이만을 믿고서 연기했다. 다 진심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엄마, 아빠에게 사랑받는 효린이. 인혜에게 믿고 의지하는 효린이 말이다. 그랬더니 끝까지 잘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 중 내내 배우 박지후에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전채은. 처음엔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고. 그는 "반년간 언니랑 붙어있었다. 이전에 오디션에서 만난 사이였고 초반엔 존댓말을 썼다. 그런데 감독님이 케미가 더 살려면 반말하는 게 낫다고 하시더라. 그 이후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배우와 배우로서의 관계로도 가까워졌고 친구 같은 느낌으로 언니에게 더 의지했다. 대기실에서도 같이 편하게 대본을 맞춰봤고 내가 언니한테 효린이 대사를 던지면 언니도 인혜 대사를 던져주더라"라며 친분을 자랑했다.

실제로 극 중 인혜가 없었다면 동일한 결말을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 같다고. 전채은은 "인혜 없이는 부모님이 그런 사람이란 걸 평생 알지 못하고 사랑만 갈구하고 살았을 것 같다. 본인의 삶을 살지 못한 채 말이다"라며 "아마 엄마가 만든 역할 안에서 말 잘 듣는 착한 외동딸로만 자라지 않았을까"라고 언급했다.

전채은은 또래 배우인 박지후 외에도 엄마 역할의 엄지원과 아빠 역할의 엄기준과도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다. 그는 엄지원에 대해 "현장에서 실제 엄마처럼 잘 챙겨주셨다. 쉬는 시간에도 사진을 많이 찍었다"라며 "가족들끼리 밥 먹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촬영 끝나고 나면 보통 음식이 버려진다. 그런데 엄지원 선배랑 같이 밥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감독님도 모녀가 같이 밥을 먹냐며 놀라시더라"라고 말했다.

아빠 역할 엄기준에 대해서는 "그동안 드라마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처음엔 약간 무서웠다. 그런데 웃음도 많으시고 유쾌하시더라"라며 "촬영하다가 배가 아팠던 적이 있는데 괜찮냐고 챙겨주셨다. 긴장할 때면 긴장했냐며 풀어주시더라. 마음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작은 아씨들' 이후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팬들까지 생겼다는 전채은. 그는 "얼마 전 친구들과 만두를 먹으러 갔는데 마스크를 껴도 알아봐 주시더라. 배우로서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산국제영화제 때도 호텔 앞에서 '효린이 맞죠?'라며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더라"라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로서의 최고 목표는 연기대상 그리고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이라는 전채은. 그는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 어떤 장르든 내가 행복하게만 촬영했으면 한다. 좋은 분들과 함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싶다"라며 "어릴 때부터 엠마 왓슨을 좋아했다. 엠마 왓슨처럼 연기도 잘하고 똑똑한 배우가 되고 싶다. 전 세계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배우 말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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