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놀면뭐하니' 혹평 인정한 유재석, 스타 PD 꿈꾸는 박창훈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욕먹은 김에 대놓고 스타 PD를 꿈꾸는 걸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박창훈 PD가 제작진을 넘어 출연진으로 얼굴을 비추며 유약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박창호 PD를 이끄는 건 유재석. 김태호 PD와 비교당하며 혹평받는 것을 알리며 이 또한 웃음 소재로 삼는 그의 재치가 박창훈 PD의 캐릭터를 만든 것. 7인 체제로 변했음에도 여전히 유재석이 아니면 진행조차 힘든 '놀면 뭐하니'의 현주소다.

'놀면 뭐하니?'는 2022년부터 박창훈 PD가 연출을 맡아 '놀면 뭐하니?'의 시작인 유재석, '놀면 뭐하니?+' 멤버십으로 뭉친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 등 다섯 멤버들과 함께 '놀면 뭐하니?'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3주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이이경, 박진주 새 멤버를 충원해 7인 체제로 꾸렸다.
'놀면 뭐하니' 박창훈 PD /사진제공=MBC


박창훈 PD는 '우리 결혼했어요', '아빠 어디가', '무한도전', '라디오 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음악중심' 등 M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인물. '무한도전' 때부터 김태호 PD, 유재석과 인연이 깊었던 박 PD는 박명수의 아바타로 출연해 출연자 못지않은 웃음을 안긴 바 있다.

그래서일까. 박창훈 PD가 메인이 되고 나서 그는 점차 제작자에서 출연자로 영역을 넓혔다. 선생 유봉두에서는 옆 반 선생님으로 등장해 혼성 계주를 펼치며 하찮은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고, 노비 대잔치에서는 추노로 분장까지 감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그리고 지난 1일 방송에서는 대놓고 '기상캐스터'라는 코너에서 리포터를 맡은 유재석 옆에 해설위원으로 등장하며 분량을 챙겼다. 본인 역시 "이렇게 하면 스타 PD가 될 수 있나요"라고 의식했다. 박창훈 PD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건 유재석. 그는 박 PD에게 “이 프로그램을 맡음과 동시에 전임 김태호 PD와 비교당하고 있다. 갑자기 기사가 하나 떴다. 나영석 PD에게 배우라고, 배우는 건 좋은 일이다"라며 "박창훈 PD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되게 채찍질을 받고 있어서. 채찍질을 당하다 보니까 안 됐다, 안쓰럽다는 반응도 있다. 별명이 '창훈이 형'"이라며 신나서 놀렸다.

'놀면 뭐하니' 연출을 맡은 뒤로 욕을 먹고 있는 박 PD의 상황을 대놓고 드러내며 웃음 코드로 사용한 것. 여기에 유재석의 놀림에 꼼짝도 못 하고 당하는 유약한 이미지로 웃음을 안기게 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이이경의 집에서도 유재석은 "창훈이가 직접적으로 출연하기 전까지 욕을 진짜 많이 먹었다"며 끊임없이 박 PD를 궁지에 몰아넣었고, '다른 꿈'이 있다는 박 PD의 말에 "무슨 소리 하냐. 잠을 못 잤냐. 무슨 다른 꿈을 꾸냐. 너 무슨 창업 하냐"고 놀리기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놀면 뭐하니'의 부진에도 PD의 유약한 모습 자체가 웃음을 안겼기 때문. 그리고 이는 유재석과 붙여놨기에 가능했다.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1인 체제에서 7인 체제까지 확장했지만, 여전히 유재석 없이는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 지난 방송에서도 유재석 혼자 하는 '기상캐스터'가 7인 모두가 함께하는 이이경 집들이보다 더 많은 웃음을 선사한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부족한 역량을 유재석에 기대는 '놀면 뭐하니'. 스타 PD를 노리기엔 자기 능력을 다시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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