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영철이 가족사를 고백했다. 18살 이후로 본 적 없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에 장례식장에 가는 것조차 고민됐다고.
김영철은 지난 2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밝은 분위기 속 자기 이야기를 조심히 꺼낸 김영철. 그는 "올해 책 한 권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사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한 얘기, 아버지를 잘 뵙지 못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고 밝혔다.잘 알려지지 않은 김영철의 가족사. 김영철은 18살이 되고 더 이상 아버지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아버지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던 중 들린 아버지의 사망 소식. '장례식장에 굳이 가야 하나?'가 이야기를 들은 후 첫 번째 마음이었다.
두 번째는 '어서 아버지를 뵈러 가고 싶다' 였다고. 김영철은 "영정 사진 앞에서 독백하는 걸 이해를 못했는데 말이 딱 나오더라. '아버지, 왜 저만 그렇게 미워하셨냐. 아버지란 사람 때문에 아픈 상처, 그 결핍이 너무너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또 "꿈에 가끔 나타나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 제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무서운데 꿈에 나타나면 정말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 모습으로 한 번만 나타나 주시면 안 되냐. 그때는 꼭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은 유쾌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예능에서 그의 캐릭터는 구김 하나 없기 때문. 그의 속내는 달랐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김영철. 사랑에 대한 궁핍과 결여는 빨리 성숙해진 이유가 됐다.
김영철은 매번 무언가를 도전한다. 할리우드에 가고 싶어 영어를 배웠고, 가수가 되고 싶어 '따르릉'을 발매했다. 글재주를 갖춰 현재는 책까지 집필했다. 평소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한다고. '사람은 상상하는 대로 산다'라고 되뇌며 모든 일에 임한 결과였다.
김영철은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아버지의 부재는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루빨리 울타리를 만들어 가족을 지켜내고 싶었을 것. 방송상 조금은 가벼운 이미지의 김영철. 깊은 생각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 김영철'의 모습이었다.
김영철은 한 인터뷰에서 5년 후 10년 후의 삶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뒤에 머물기보다 앞을 바라보는 그의 가치관과 들어맞는다. 아픈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고민하는 김영철. 가족사 고백에 동정보다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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