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베일벗은 '디 엠파이어', 불륜·막장 스토리 가득
신구♥오현경 34살 나이차→안재욱, 제자와 불륜
'디 엠파이어' 포스터./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SLL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불륜, 19금 베드신, 막장 스토리 등이 '화제성 치트키'라지만, 수위에도 선이 있는 법. 나이 많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사랑으로 전시하는 것도 모자라 아들 친구이자 제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설정, 딸만큼이나 어린 계모에게 고개 숙이며 쩔쩔매는 며느리까지. 첫 방송부터 자극적인 설정들로 극을 채운 JTBC 새 드라마 '디 엠파이어 : 법의 제국'(이하 '디 엠파이어')에 충격을 넘어 불편함이 생기는 이유다.

'디 엠파이어' 스틸컷./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SLL
지난 24일 처음 방송된 '디 엠파이어'는 법으로 쌓은 철옹성 안에서 지켜졌던 욕망과 위선의 삶, 그들의 비밀에 대한 폭로이자 가진 자들의 추락 스캔들을 다룬 작품. 배우 김선아의 3년만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법조인인 검사 역할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직업 작가가 아닌 현직 변호사들이 쓴 대본으로, 법 쪽에 몸담은 분들만 알고 있는 법 쪽 카르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케 했다. 촬영 역시 지난 3월 모두 끝내고 후반 작업 역시 여름 전에 완성해 놓은 100% 사전제작물이라 촘촘한 완성도를 예고했다.

사진=JTBC '디 엠파이어' 방송 화면.
그러나 베일을 벗은 '디 엠파이어'는 자극적인 설정들만이 가득했다. 법으로 부와 명예, 권력을 축적한 법복 가족은 황당함을 넘어 충격적인 나이 차로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로펌 함앤리 설립자이자 카르텔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신구(함민헌 역)의 재혼한 아내는 오현경(이애헌 역). 둘의 실제 나이 차는 무려 34살이다. 극 설정상으로는 34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신구 딸은 이미숙(함광전 분)으로, 이미숙은 자신보다 열 살가량 어린 계모 오현경에게 100만 원 상당의 화장품을 선물하고 깍듯하게 인사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또 딸로 나오는 김선아(한혜률 역) 와 이미숙의 실제 나이 차는 12살, 김선아와 오현경은 비슷한 나이대임에도 할머니와 손녀 사이로 정의됐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말이다.

무엇보다 충격을 안긴 건 김선아의 남편으로 나오는 안재욱(나근우 역)의 불륜 설정. 겉으로는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로스쿨 교수이자 아내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지만, 그가 밀회는 즐기는 인물은 아들 친구이자 로스쿨 제자인 주세빈(홍난희 역)이다. 안재욱은 아내 김선아와 리얼리티 촬영을 위해 빌린 장소에서 주세빈과 잠자리를 가지고,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음악회 화장실에서 농밀한 스킨십을 즐겼다. 무엇보다 안재욱은 자신에게 명령하는 주세빈에게 복종하는 듯한 관계로 황당함까지 자아냈다.

사진=JTBC '디 엠파이어' 방송 화면.
자극적인 이야기만 가득하다 보니 '디 엠파이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아직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법 쪽 카르텔에 관한 이야기는 시작도 안 한 상황. 단순히 초반 화제성만을 노린 설정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시청률 역시 처참했다. 1회서 2.4%를 기록한 것. 이는 토요일에 방송된 모든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성적이다. 방송 후 어느 정도 입소문을 탔겠다. 아들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는 안재욱, 어린 계모 오현경에게 고개 숙이는 이미숙 등의 기사가 포털사이트가 상위권에 머물렀기 때문. 그러나 호평이 쏟아지는 '천 원짜리 변호사', '금수저'에 비해 작품에 대한 평은 현저히 떨어지는 '디 엠파이어'. 일부 시청자들은 이러한 19금 설정들이 불편함을 넘어 더럽게 느껴진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최근 종영한 '이브' 역시 서예지의 파격 노출과 19금 정사신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올드한 연출과 황당한 설정들로 실소를 자아내며 작품성에서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디 엠파이어'도 설득력 없는 19금은 치트키가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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