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삶의 모토는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나아요. '정직한 후보2'는 우리들만의 욕심으로 가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어요. 욕심만큼 부담도 커요. 해봐야 후회든 영광이든 얻으니까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배우 라미란이 '정직한 후보2'를 안 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정직한 후보2'는 진실의 주둥이 주상숙(라미란 분)이 정계 복귀를 꿈꾸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2020년 개봉한 '정직한 후보'의 후속작.
라미란은 2년 전 개봉한 '정직한 후보'에 대해 "코로나19 최정점에 신천지 사태가 터졌을 때 대구 무대 인사를 했다. 잘 될 거라고 신난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예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이게 뭐지?'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 이후에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데 힘들었지만, 자평하자면 나름 선방했다"고 회상했다.이어 "VOD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정직한 후보'를 많이 봐주신 것 같다. 그래서 겁 없이 2탄을 가지고 오게 된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싶다. 상을 안 줬으면 그 이야기를 안 했을 텐데 정신이 없어서 입에서 말이 X처럼 나왔다. 놀림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라미란은 지난해 청룡영화상 최초로 코미디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소감을 통해 '정직한 후보2'를 촬영 중인 근황을 전하기도. 라미란은 "그 말을 하고 나서 제 소울 메이트인 김숙 씨가 '너는 희극인도 안 하는 배꼽 도둑이 되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냐?', '미쳤냐?'라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분명 라미란에게 '정직한 후보2'를 안 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 터. 라미란은 "고민이 되긴 했다. 2편을 한다는 건 그대로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는 거다. 다른 영화처럼 700~800만 관객을 불러 모아 잘 되고, 모두가 인정할만한 흥행을 한 것도 아닌데, 우리들만의 생각으로 또 욕심으로 가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다"고 했다.
라미란은 "물론 욕심만큼 부담도 크다. 코미디다 보니까 웃겨야 하는데 '역시 2탄은 안 되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는 조급함도 있었다. 그런 걸 안고서라도 '일단 해봐야지'라고 했다. 해봐야 후회든 영광이든 얻지 않나. 그래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차라리 하고 후회하자고 했다. 저의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소신을 밝혔다.
극 중 라미란은 주상숙 역을 맡았다. 주상숙은 '진실의 주둥이' 사건 이후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인물이다.
라미란은 "제가 버려야 할 것들은 쌓여있는 지방"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저도 (연기를) 하다 보면 쌓인 매너리즘이 분명히 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미란 표'가 무엇이 될지, 늘 같은 모습이 될지는 알 수 없는 거다. 어느 순간 그런 시기가 올 거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 사람이 하는 게 읽히고 지겨워지고 그런 순간이 그런 올 거다.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 읽고 계실 수도 있다. '저 사람은 이렇게 하겠지?'라고 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랬을 때 제가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겸허히 받아드려야 할지는 맞혀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극 중 라미란은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김무열, 윤경호와 호흡을 맞춘다. 그뿐만 아니라 새롭게 합류한 서현우, 박진주, 윤두준과도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라미란은 "혼자만 힘들 수 없지 않나. 같이 힘들어야 한다. 옆에서 쉬이 가더라. 2편에서는 같이 '진실의 주둥이'가 되는 걸 보고 통쾌하고 고소했다. '너도 한번 당해봐라', '나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기댈 수 있는 기준이 생겨서 좋았다. 혼자 짊어지는 거보다 부담이 덜했던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또한 라미란은 "여차하면 떠넘길 수 있고, 핑계 댈 수 있다. 기댈 언덕이 생긴 느낌이었다. 무열 씨도 힘들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상의하더라. 의미 없다고 했다. 코미디라는 게 그렇지 않나. 본인이 해야 한다. 남의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해야 살릴 수 있지 않나. 김무열의 호흡이라며 서로 참견질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2' 흥행에 대해 "전작의 따블만 됐으면 좋겠다. 2니까. 만약에, 혹여나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하면 3은 없는 거다.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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