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카터' 주인공 주원
"갈리는 호불호, 예상했던 평가"
"역동적 원테이크, 대사 많았다면 지루했을 것"
"촬영 3~4달 전부터 고강도 운동"
"나는 변화 주고 싶어 하는 배우"
영화 '카터'에 출연한 배우 주원. / 사진제공=넷플릭스


"호불호는 저도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었어요."

배우 주원은 지난 5일 공개된 자신의 주연작 넷플릭스 영화 '카터'가 글로벌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한 동시에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고 있는 평가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요원 카터(주원 분)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에 대한 기억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액션 영화. 주원은 "이 호불호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아니지만 마음이 괜찮은 이유가 있다"며 "누군가는 시도를 해야하고 누군가는 도전을 해야할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좋게 봐주시는 분도 많고 어느 정도 예상도 했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이유는 '카터'의 선정성과 폭력성, 그리고 부족한 개연성 때문이다. 주원은 첫 장면부터 끈 팬티 한 장 걸친 나체로 등장한다. 극 중 카터는 기억을 잃은 채 귓속 장치에서 들리는 의문을 목소리의 지시를 받고, 무장한 이들에게 쫓기다 들어선 목욕탕에서 100여명의 야쿠자와 갑작스레 패싸움을 벌인다.

"사실 그 신은 원래 끈 팬티가 아니었어요. 감독님이 어떤 그림을 찍을지 궁금했지만 이게 임팩트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카터가 처음에 깨어났을 때 기억이 없잖아요. 자신이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상황에 처한 건지 모르죠. 그런 상황에서 '나는 알몸이다'라는 게 카터를 어느 정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군대에서 남자들이 모두 발가벗고 샤워할 때 '내가 군대에 왔구나. 여기에 복종하고 말을 잘 따라야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하하. 카터도 그런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카터를 몰아넣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영화 '카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화면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데 대사가 적다는 것도 역동적이라는 호평과 산만하다는 혹평이 엇갈리는 이유. 그 가운데서도 원테이크 촬영 기법은 인물의 절박함이 담긴 액션을 담아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리를 어질하게 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주원은 원테이크를 고집한 이유는 다이내믹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원테이크로 작품을 보여주려고 할 때 대사가 많이 들어가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있던 대사도 뺀 기억이 있죠. 우리가 보일 때는 최대한 표현을 많이 하고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걷어내자는 생각으로 원테이크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었어요. 지루하지 않게 하면서 2시간을 집중력 있게 몰고 가야 하죠. 장면을 컷하면 감정을 보여줄 순 있지만 원테이크 스타일만의 흐름은 끊겼을 거예요."

영화 '카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주원은 "제가 액션을 못하는 편은 아닌데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액션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목욕탕신, 봉고차신 등 주요 액션신은 통째로 다 외웠고, 오토바이신을 위해 오토바이 면허증도 땄다고 한다. 강렬한 캐릭터 표현을 위해 고강도 운동과 액션 트레이닝을 병행했고, 그 결과 7kg 벌크업된 몸을 완성했다.

"평소에도 운동을 꾸준히 해온 편인데, 이 작품 촬영 들어가기 3~4달 전부터는 운동 강도를 세게 올렸어요. 카터는 격투에 출중한 인물인데, 조각 같은 몸보다는 큼직큼직한 근육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벌크업을 했어요. 지방과 근육량을 같이 올리는 작업을 했죠. 그런 와중에도 액션은 매일 가서 연습했어요."

영화 '카터'에 출연한 배우 주원. / 사진제공=넷플릭스
주원은 이번 영화를 선보인 뒤 주변에서 "정말 고생했겠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정도. 그런 고생이 뻗히 보였음에도 주원이 이 영화에 출연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도전 정신'이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이건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대본 자체가 심상치 않았죠. 이게 한국에서 찍을 수 있을까,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는데 '모르겠다. 이건 도전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결과가 어떻게 됐든 한국에서도 이런 액션 오락물을 이 정도 만들 수 있다는 걸 한 번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영화 '카터'에 출연한 배우 주원. /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2를 암시하는 결말을 두고 '카터2'가 나온다면 하겠느냐는 물음에 주원은 망설임 없이 "찍는다면 꼭 같이하고 싶다"고 답했다. 주원은 스스로에 대해 "변화를 많이 주고 싶어 하는 배우"라고 했다. 고난도 액션에 파격적인 노출까지 감행한 이번 '카터'에 대해 주원은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삭발하고 수술 자국을 만들 때도 아무렇지 않았다"며 "내 어떤 새로운 모습이 나올지 오히려 설렜다. 카터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주원의 새로운 모습이다. 저는 이 변화가 굉장히 좋다"면서 흡족해했다.

유례없는 K콘텐츠의 호황기에 전 세계에 자신의 주연작을 선보이게 된 주원. "OTT 시장이 커졌고, 한국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는 시대라 좋아요. 이 시기가 한국 영화, 드라마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K콘텐츠가 사랑 받는 것은 단순히 운이 아니에요. 자부심을 느낍니다. 훌륭한 한국의 배우들, 작품들이 많아요. 감정을 잘 표현하는 K콘텐츠가 더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지금도 사랑 받고 있지만 더 사랑받고 더 강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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