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는 화려함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지만 즐거움은 잠깐이다. 분명 눈은 스크린에 고정했는데 돌아서면 영화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다.가드(김우빈 분)는 임무 수행을 위해 오랜 시간 지구에 머무는 외계인 죄수 관리자 로봇이다. 그의 옆에는 항상 외계인 죄수 관리 프로그램이자 파트너인 썬더가 함께한다. 외계인은 오랜 세월 동안 죄수를 여러 시간대에 가둬놨다. 그곳은 바로 작고 안전한 곳인 인간의 뇌 속이다. 뇌 속에 갇힌 죄수는 인간이 죽으면 자연 소멸한다.
가드가 죄수들을 관리하면서 7번의 탈옥이 발생했다. 가드는 썬더와 함께 손쉽게 탈옥 죄수들을 잡았다.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러 고려 시대로 향한 가드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썬더가 인간의 아이를 데리고 현재로 돌아온 것.1391년 고려 말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은 우왕(신정근 분), 좌왕(이시훈 분)과 함께 높은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마른하늘에 천둥을 쏘는 이안(김태리 분)을 시작으로 신선 흑설(염정아 분), 청운(조우진)과 가면 속에 얼굴을 숨긴 밀본 리더 자장(김의성 분)도 무륵과 마찬가지로 신검을 찾는다. 과연 신검을 손에 쥐는 자는 누구일까.
'외계+인' 1부는 고려 말과 현재로 나뉘어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631년간의 차이가 있지만 '시간의 문'을 통해 연결된다. 고려 말과 현재가 동시에 눈 앞에 펼쳐지니 몰입하게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시간의 벽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각 캐릭터의 과한 정보가 눈과 귀로 흘러들어오기 때문.
여기에 긴 러닝타임도 한몫한다. 무륵, 이안, 가드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흑설, 청운, 자장 등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기에 보여줘야 할 것도 많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종합선물 세트 같은 장르의 총집합도 과한 느낌을 준다. 판타지, SF, 액션, 코미디, 드라마까지 모두 142분 안에 꽉꽉 담아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전우치'에서 강동원이 내뱉은 대사를 류준열이 오마주해 반가움을 안긴다. 또한 화려한 배우 출연진과 류준열의 와이어 액션, 김태리의 총기 액션, 김우빈의 카체이싱은 눈을 즐겁게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CG도 빼놓을 수 없다.
첫 사극에 도전한 류준열도 나쁘지는 않다. 김태리도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선보인 총기 액션에서 업그레이드 된 듯 하다. 그중 김우빈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그는 가드를 포함 4가지 캐릭터로 변신해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특별 출연한 배우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눈은 즐겁고 최동훈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은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142분이 지나면 리셋 버튼을 누른 듯 마법처럼 사라진다. 남는 건 시각적 비주얼뿐이다. 덧붙이자면 쿠키 영상이 있으며, '외계+인' 1부의 뒷이야기인 '외계+인' 2부는 2023년에 만날 수 있다.
7월 20일 개봉. 러닝타임 142분. 12세 관람가.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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