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혼전임신. 이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을 만들어낸 '아이콘' 바비. 그는 지난해 8월 여자친구의 혼전 임신과 결혼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다. 이로써 바비는 아이콘 멤버 중 첫 유부남이 됐다.
이미 한 차례 멤버 비아이의 '마약 파문'으로 리스크를 떠안은 아이콘이었다. 나머지 멤버들은 비아이 탈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바비의 혼전 임신 통보로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 논란 이후 바비와 멤버들은 별다른 방송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바비는 임신 고백 1년 만에 갑자기 오은영 박사에게 심리 상담을 받으며 민폐와 이기심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지난 3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아이콘 멤버들이 출연한 가운데 지난해 혼전 임신과 함께 결혼을 발표한 바비가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혼전임신’을 언급한 바비는 “이 얘기를 바로 부모님과 회사에 알려야겠다 해서 알렸다. 어른들을 다 찾아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며 “임신 사실을 다 전하고 나니까 웃기더라. 인생 참 스펙터클하게 사는구나, 속도위반까지 하는구나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집은 어떻게 해야 하고 결혼은 어떤 식으로 할 건지 알아볼 게 정말 많았다. 무슨 감정을 느낄 새가 없었다. 당장 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바비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직업이 아이돌인데 혼전 임신이 모범적인 건 아니지 않냐. 그게 모범적이지 못해서 팬들에게 미안했다"고 고백했다.김동혁은 "(바비가) 한 명 한 명에게 얘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야기를 듣고 말없이 안아 줬다. 바비 형이 많이 울었다. 그렇게 우는 걸 처음 봤다. 책임감, 미안함 등 그 마음을 알겠더라"고 이해했다. 다른 멤버들 또한 바비에 축하와 응원을 전했다고.
오은영 박사는 먼저 바비가 가정을 꾸린 것에 "축하할 일"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인간 김지원은 기쁘지만, 바비는 걱정이 많이 된다. 불안감을 직면하지 않고 감정을 옆으로 밀어 놓고 지식적이고 이론적인 걸로 감정을 해결하려 든다"며 바비가 주지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이 과정이 아팠지만, 앞으로는 좋은 일만 많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생명의 탄생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나 아이돌로서 바비는 '아이콘'이라는 팀 활동에는 찬물을 끼얹었다. 그동안 아이콘은 '죽겠다' '사랑을 했다' '취향저격' '지못미' '리듬 타' 등 다수의 히트곡을 연달아 배출한 바 있다.
하지만 바비의 임신과 결혼 고백 이후 별다른 방송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달 논란 이후 1년 2개월 만에 미니 4집 'FLASHBACK'을 발매했다. 국내에서 호평이 나오지 않은 걸 보면 팬들의 부서진 멘탈이 회복되지 않은 듯하다.
바비가 단지 유부남이 되어서 비호감이 되는 게 아니다. 논란 1년 만에 그동안의 심정을 털어놓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해명에만 급급한 모습이 아쉽다. 더불어 아이콘에게 있어 재기하느냐 마느냐가 걸려있는 중요한 시기에 또다시 혼전임신 스캔들을 꺼내며 팬들에 상처를 안겼다. 아이돌이 아닌 '아비돌'이 된 바비가 과연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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