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개봉 '카시오페아' 주인공 서현진 인터뷰

"영화서 제대로 큰 롤 맡아서 보여드리는 건 처음"
"극 중 안성기 선생님이 아빠라면 꿀이라고 생각"
"'카시오페아', 작은 영화라 생각 안 해"
"'카시오페아', 내겐 큰 도전…판단은 관객이"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저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심심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카시오페아'는 제게 큰 도전이었죠. 드라마 노출이 많은 배우이기 때문에 스크린에서 낯설게 느껴질까 봐서요. 또 제 얼굴이 스크린에 별로고, 적합하지 않을까 봐요."

배우 서현진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카시오페아'(감독 신연식)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수진(서현진 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안성기 분)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작품.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서현진은 2018년 구혜선 연출작인 단편 영화 '미스터리 핑크'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오는 6월 1일 개봉하는 '카시오페아', 6월 3일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까지 연이어 관객, 시청자와 만나게 된 서현진이다."'카시오페아' 개봉과 '왜 오수재인가' 방송 시기가 겹칠 줄 몰랐다. 독이 될지, 득이 될지 모르겠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서 시청자든 관객과 만나서 좋다. 영화에서 제대로 큰 롤을 맡아서 보여드리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고 떨리기도 한다."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서현진은 스크린 복귀작으로 왜 '카시오페아'를 선택했을까. 그는 "제가 '언제 안성기 선생님과 영화를 해보겠어? 좋은 기회야'라며 아버지가 선생님이면 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연식 감독님은 각본을 쓰시기 때문에 이해도가 있다. 모든 감독님이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하지 않으신다. 1차 창작자와 일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서현진은 "안성기 선생님은 워낙 대선배님이시자 선생님이라 어려웠다. 선생님의 나이를 어렴풋이 알고 있다가 검색 해봤는데 저희 아빠랑 몇살 차이가 안 나더라. 어렵게 대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선생님께 다가가서 편하게 하려고 했다. 선생님도 잘 받아주셨다. 실없는 소리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며 웃었다.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또한 서현진은 "'카시오페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갈증은 없었다. 영화를 한다면 드라마에서 할 수 없는 장르나 깊이 보여줄 수 있는 대본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 싶었던 찰나에 이 대본을 받았다.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해 드라마보다 현실적으로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서현진은 '카시오페아'를 찍을 당시에 '도대체 부모와 자식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때였다고. 서현진은 "가족은 애증의 관계인 것 같기도 하고, 가장 많이 싸우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풀린다. 가족한테 민낯을 보이는 게 와닿았다"고 털어놨다.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이어 "'카시오페아' 시사회 당시 지방에 계신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셨다. 그런데 아빠가 몸이 안 좋아서 다시 내려가셨다. 최근에 아빠가 동생한테 '나는 우리 집에서 왕따 같다. 너네가 엄마랑만 친해'라고 하셨더라. 저희 아빠는 말씀이 많으시다. 말을 끊어야 말씀이 없어진다. 그러다가 동생이 뒤에서 아버지를 안아줬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참 많이 울었다"고 덧붙이며 눈물을 흘렸다.서현진에게 '카시오페아'는 결코 작은 영화가 아니었다. 그는 "'카시오페아'를 작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물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 저에게는 작은 영화, 큰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에서 하지 않은 표현을 할 수 있고, 연기를 더 확장되게 하고 깊이감 있게 할 수 있다면 영화의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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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은 "제가 촬영했을 때 그게 최선이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자신은 없다. 한 컷도 허투루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더라. 제 눈에는 헛점도 많이 보였다. '저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이라는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 하지만 촬영하는 동안에는 그 기간이 좋았다.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다.

극 중 서현진은 수진 역을 맡았다. 수진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능력 있는 변호사로 이혼 후 딸 지나(주예림 분)와 함께 평범하면서도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뜻밖의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되며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인물.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서현진의 할머니가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았다. 서현진은 "주변에 알츠하이머 환자의 병세 진행 과정을 봐왔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도움 됐다. 사실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신파로 흐를까 봐서였다. 촬영하면서도 '나는 건조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촬영 현장에서 제가 자꾸 울더라. 울지 않기로 한 신에서도 울었다"며 "신연식 감독님께서 '나오는 감정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표현이 되는 대로 한 작품이다"고 밝혔다.

서현진은 '카시오페아'가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에 대해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해 다룬 내용이지만, 그건 베이스에 불과하다. '카시오페아'는 가족 간의 유대감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포커스가 수진이라고 생각했다. 찍는 동안에는 아빠와 딸, 3대에 걸친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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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은 여배우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그는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 더 잘해야 할 것만 같다.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면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사다난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 시간 동안 분명 힘들었을 텐데 거기서 제가 배우거나 얻는 게 꼭 있더라. 없어지거나 버려지는 시간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서현진은 "'카시오페아'는 제게 큰 도전이었다. 드라마 노출이 많은 배우이기 때문에 스크린에서 낯설게 느껴질까 봐 걱정했다. 되려 제 얼굴이 스크린에 별로라든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술 시사 전까지 무서워서 완성된 영화를 못 보겠다고 했다"며 "'카시오페아'를 통해 듣고 싶은 수식어보다는 제가 '연기 표현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구나'라고 배운 것만으로도 가장 큰 수혜였다고 생각한다. 개봉하면 관객이 판단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현진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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