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던 배우 이훈이 가족들에게 상처받았던 일화를 털어놨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이훈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날 이훈은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었는데 돈을 많이 벌더라. 그때 막노동을 하면 하루 3만 원을 받았는데 배우로 일하러 나갔더니 50만 원을 줬다"면서 "그때 우리집이 참 가난했다. 그래서 운 좋게 배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훈은 마음 한켠에 늘 찜찜함이 있었다며 "명품 옷을 입고 있어도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훈은 "제 민낯이 드러났다. '나는 연기자랑 안 맞는구나'라는 생각에 한 눈을 팔았다. 다른 일로 실패를 맛보고 나니 '내가 그래도 잘 할 수 있는 게 연기'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물 간 이훈이 뭘할 수 있을까' 싶다. 자존감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훈의 고백에 삼선녀의 위로가 이어졌다. 박원숙은 "이제 50대인데 무슨 소리냐"고 응원했다. 김청 역시 "뻔뻔해도 된다"고 다독였다.

이훈은 "지금 제가 다시 일을 하는데 옛날처럼 촬영 후 술자리도 같이 하고 싶다. 그런데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이라며 "제가 몇 년 전에 드라마를 했는데 나이가 많으니까 끝나면 뒤풀이를 주도했다. 몇 달 뒤에 감독님이 절 부르더니 연기자 한 명이 (촬영) 끝나고 집을 가고 싶은데 제가 자꾸 부른다고 했다더라. 이젠 주책"이라고 했다.

박원숙은 "옛날에는 대사를 맞춰보자고 하면 후배가 좋아했는데 요즘엔 개인 할 일이 우선이 됐다"며 요즘 촬영장 분위기를 알려줬다.

이훈은 아픈 아버지와 갱년기가 와 눈치를 봐야하는 아내, 아빠 대접을 해주지 않는 아이들에 고민이 많다고. 그는 "제가 돈 버는 기계인가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훈은 "최근 큰 충격을 받았다. 몇 달 전에 코로나가 세게 와서 많이 아팠다. (가족에게)피해를 줄까봐 골방에 쳐박혀서 앓았는데, 크림이라는 반려견이 있다. 아들이 '아빠! 크림이한테 코로나 옮기는 거 아냐?'라고 하더라. 그냥 하는 말이지만 '이게 내 가정에서의 위치인 건가?'싶었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내가 오늘은 집에 가서 표현하려 한다. 아내에게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 하고 아들에게도 말 할 것"이라고 가정 회복을 기원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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