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손석구와 관계? 미스터리, 동질감 느낀다"
김석윤 감독 "무채색 김지원, 검은색 손석구의 만남은 교통사고"
김석윤 감독 "무채색 김지원, 검은색 손석구의 만남은 교통사고"
아이규X이선균 주연의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가 신작 JTBC 새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선보인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만, 행복하기 어려운 인생에서 '해방'을 찾아 나서는 이들의 성장기를 그린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8일 오후 '나의 해방일지'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김석윤 감독과 배우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가 참석했다.'나의 해방일지'는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삼 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를 담은 작품. 박해영 작가가 '올드미스 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를 통해 남다른 시너지를 보여줬던 김석윤 감독과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석윤 감독은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장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 드라마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각자의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며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다.10년 만에 재회한 박해영 작가와의 호흡은 여전히 좋았다고. 김 감독은 "예전에는 만나서 회의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초반에만 만나고 메일과 카톡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대본 지문이 행간의 의미가 있는 대본인데, 내가 생각하는 바와 작가님이 생각한 바가 다르지 않아서 너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캐스팅 섭외 이유도 밝혔다. 김 감독은 "이민기 씨는 데뷔 초기에 보여줬던 생활 연기를 보여주면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김지원 씨는 염미정과 접점이 많았던 것 같다. 양면의 얼굴을 할 수 있는 배우는 손석구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민기는 노른자 인생을 꿈꾸는 둘째 염창희 역을 맡았다. 염창희는 집안에서는 말썽꾸러기로 통해도, 알고 보면 착실히 제 삶을 꾸려가는 인물이다. 이민기는 "감독님과 작가님을 너무 좋아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본을 받았을 때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내가 해야 하는 이야기들이 너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민기는 염창희를 '보통의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순수하고 맑은 부분이 있다. 창희는 계획이 있는데 남이 보기엔 계획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맞는 이야기도 많다.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무채색의 인생에서 해방을 원하는 막내 염미정은 김지원이 연기한다. 김지원은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주변인이면서, 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막내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굉장히 강렬한 불씨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감정들을 사유하고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와 비슷한 점에 대해서는 "염미정은 혼자만의 생각하기 위해 저녁이나 새벽에 혼자 깨어 있는 일이 많은데, 그게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새벽에 혼자 깨어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 시간에는 나만 깨어있는 것 같은, 나만 남겨진 것 같은 감정을 가지기 좋은 시간이다"라며 "미정이는 내성적으로 보이지만 용기가 있는 친구라 그 점은 나랑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윤 감독과 영화 '조선 명탐정'에서 호흡을 맞춘 김지원. 그는 "영화에서 뵙고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드라마 현장에서는 어떨까 궁금했다. 긴 호흡이니까. '조선 명탐정'에서도 그랬지만, 긴 호흡인데도 늘 배려해주고 노력해주고 스피디한 현장을 만들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엘이 연기하는 염기정은 삼 남매 중 첫째로, 누구보다 사랑이 절실한 인물이다. 이엘은 "기정이는 내가 맡았던 어떤 역할보다 현실 밀착형에 주변에 살아갈 것만 같은 인물이었다. 푼수기도 많고 덤벙거리는 캐릭터를 감독님과 만들어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엘은 염기정에 대해 "장녀지만 가장 철없고 세상을 살아가는 게 서툰 인물이다. 궁금하거나 알아가야 하거나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전투적으로 부딪혀야 안다"며 "기정이에게 사랑은 해방"이라고 말했다.
이엘은 연기하며 '가족애'를 느낀 순간으로 밥 먹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집에서 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식탁이나 좌식 테이블을 펼쳐놓고 먹는데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연기가 아닌 것 같은 기분도 들면서 실제로 가족과 밥 먹는 기분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김지원과 이민기 역시 공감했다.
이엘은 극 중 태훈(이기우 분)와 썸을 탄다고. 그는 "기정이가 태훈을 많이 좋아하는데 그 사람 앞에서 뚝딱거린다. 엉뚱한 짓고 많이 하고, 말실수도 한다. 그게 나와 비슷한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미스터리한 외지인 구씨로 분한다. 손석구는 김석윤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10점 만점에 10.38점 정도"라며 "0.38은 나의 감성이다. 티스푼 정도"라고 밝혔다.
극 중 구씨는 삼 남매의 집에서 염제호(천호진 분)의 일을 도우며 지내는 인물. 손석구는 "고추 따는 게 제일 적성에 많더라"며 "염가네가 땅이 많다. 작물도 많이 키운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땅 많다고 하면 부자인 줄 아는데 그건 아니다. 땅 부자로 오해 말아 달라. 평범한 정도"라고 정정했다.
염미정에게 구씨는 어떤 존재일까. 김지원은 "미스터리인 것 같다. 미정이가 구씨에게 어떠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관계가 시작되는데, 미정이도 대인 관계에 피로를 가지고 있는 친구고, 구씨도 사람을 대하는 게 싫은 사람이라. 가까우면서 나누는 감정들이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감독은 "무채색의 미정과 검은색의 구씨, 두 사람의 만남은 큰 교통사고 같은 걸로 표현할 수 있다. 스치듯 만나다가 제대로 만나고부터는 사고가 난 것처럼 감정라인이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관전 포인트도 꼽았다. 김 감독은 "대본을 구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관전포인트 1순위"라며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관람하는 기쁨이 있었다. 연기를 감정 이입해서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 개인의 해방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지원은 "나에게 해방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즐겁게 보다가 어느 순간 눈물도 좀 나고, 그러다가 웃음이 나는 여러 감정을 느낄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엘은 "마음이 편해지면서 하루의 마무리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관심을 요청했고, 손석구는 "해답이 아닌 해방을 찾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오는 4월 9일 오후 10시 30분 처음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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