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인서트》
오달수, '니 부모…' 개봉 준비
'성추행 무혐의'에도 여전한 '성추문 프레임'
'성폭행 무혐의·성매매 혐의' 엄태웅 역시 조심스레 복귀 준비
엄태웅, 아내 유튜브 촬영·편집하며 가정적 이미지↑
성추문 얽힌 두 배우가 불명예 씻을 방법은 진정성뿐
배우 오달수, 엄태웅.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스타들에게 성추문은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한 번 꼬리표가 붙으면 떼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만큼 치명적인 것.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진 시대, 성추문에 한 번이라도 휩싸였던 배우들의 경우 '복귀'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대중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오달수의 경우가 그러하다. 오달수가 과거 촬영했던 영화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싶다'의 개봉 준비 소식이 알려진 것.2018년 2월, 오달수와 과거 극단에서 함께 활동했던 여배우 A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오달수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전면 부인하던 오달수는 폭로가 계속되자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출연 예정이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도 하차했다. 2편의 시리즈를 함께 촬영했던 영화 '신과함께'는 후속편인 '신과함께-죄와벌'에서는 오달수 출연분을 삭제하고 다른 배우를 캐스팅해 재촬영했다.

배우 오달수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3년에 가까운 자숙 기간 오달수는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단순한 생활'로 버텼다. 2020년 11월 영화 '이웃사촌'으로 돌아왔던 오달수는 인터뷰에서 "초반에는 술이 없으면 5~10분도 못 버티는 패닉에 빠졌다. 주변에서도 안타깝게 바라봤다. 다행히 가족들이 잘 보듬어줬다. 어린애도 아닌데 24시간 옆에서 케어를 해줬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은 복잡한 생각은 안 했다"며 "3년 정도 생각을 걷어내고 비워내면서 살았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 됐다"면서도 촬영 현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오달수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미 '미투 배우'라고 각인돼 연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머니즘 '이웃사촌'을 들고나왔을 때도, 이후 지난해 10월 독립영화 '요시찰'이 개봉했을 때도 그에게는 '미투 배우' 프레임이 쓰여 있었다.

사진=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캡처


혐의는 벗었지만 프레임은 벗지 못한 오달수에 반해, 혐의는 있지만 새로운 프레임을 쓴 배우도 있다. 엄태웅이다. 엄태웅은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에 업주와 종업원 A씨가 돈을 뜯어내기 위해 벌인 일로 밝혀져 엄태웅은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경찰은 엄태웅에게 성매매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엄태웅은 벌금 100만 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엄태웅은 2017년 영화 '포크레인'으로 찰나의 활동 재개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성급했던 복귀에 부정적 여론이 컸고, 이후 엄태웅은 직접적인 노출은 최대한 자제해왔다.엄태웅의 근황은 그의 아내인 윤혜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들을 수 있었다. 2020년 윤혜진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용서했다"며 "옆에서 보기에 남편은 충분히 자숙한 것 같다. 그러니까 와이프가 용서하는 것이고, 와이프가 용서했으면 된 거니까 남의 일에 말 안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JTBC 예능 '해방타운'에서 "남편이 많이 배려하고 도와준다", "꾸민 모습 보면 멋있다" 등 엄태웅을 종종 언급했다. 엄태웅은 윤혜진의 유튜브 채널의 촬영 및 편집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혜진은 요리, 딸과 일상 등을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는데, 엄태웅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목소리나 실루엣 등으로 함께 있다는 사실을 추측하게 한다.

엄태웅은 지난해 9월 영화 '마지막 숙제'의 출연 확정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말 윤혜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 해를 돌아보는 콘텐츠를 올리며 "2월경에 남편에게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2021년 시작이 나에게는 너무 감사하고 특별했다. 남편의 연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좋았다. 딸도 아빠가 선생님 역을 맡는다니 좋아했다"며 기뻐했다. 엄태웅은 2022년에는 "여보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엄태웅은 아내의 착실하고 꾸준한 내조 덕분에 가정적이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입게 됐다. KBS2 예능 육아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비쳤던 모습처럼 말이다.

성추문으로 인해 오랫동안 활동하지 못했던 두 사람이다. 한 번 새겨진 낙인은 활동의 기지개를 켜려고 할 때마다 튀어나온다. 연기자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면, 과오이든 누명이든 대중에게 각인된 '성추문 배우'라는 불명예를 씻어내려면 진정으로 반성하는 자세와 진심을 다하는 연기, 그 방법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