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코로나 시국 속 콘서트는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 이전처럼 공연에 취해 미친듯이 즐길 순 없어도 내 가수를 눈앞에서 보는 것만으로 벅차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가가 발휘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가치도 코로나 시국에서 빛을 발했다. 함성과 떼창 대신 클래퍼와 응원봉이 틈을 채운 대면 콘서트. 그 위를 방탄소년단이 그간 쌓아온 실력과 명성으로 장식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을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2019년 10월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 셀프' [더 파이널](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약 2년 반 만의 국내 대면 공연.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콘서트이기도 하다.
방역 수칙으로 인해 공연장 내 함성, 떼창, 구호, 기립 등의 행위는 금지됐다. 빅히트 측은 공연장 중간 함성 금지 등이 적힌 표지판을 든 안내 요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썼다. 안내가 없어도 매너를 지키는 아미(방탄소년단 팬덤)가 눈길을 끌었다. 열정적인 클래퍼와 쉼 없이 흔드는 응원봉으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함성과 떼창이 금지된 건 팬들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아쉬울만한 상황. 함성과 떼창만큼 아티스트와 팬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 없기 때문. 하지만 아쉬운 부분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기회였다.
콘서트 현장의 특성상 음악 소리, 팬들의 함성에 묻혀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규모가 큰 콘서트일수록 더욱 그렇다. 물론 규모가 어마어마한 아미인지라 클래퍼도 함성 및 떼창에 뒤지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멜로디 혹은 비트처럼 느껴지는 클래퍼 덕에 방탄소년단의 라이브와 퍼포먼스가 귀와 눈에 빠짐없이 녹아들었다. 수없이 봐온 방탄소년단의 공연이지만, 무대보다는 방탄소년단 자체에 반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팬들이 눈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벅차다고 말했다. RM은 "마침내 우리가 주경기장 다시 만났다. 객석에 여러분이 계신다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우리가 언제 박수를 받는 공연을 하겠나. 역사에 남을 공연"이라고 했다. 뷔도 "카메라만 두고 촬영을 했는데 아미 분들이 앞에 계시니 너무 감동이고 기쁘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은 2년 반 만에 서울에서 팬들을 직접 만나는 콘서트인 만큼 이 순간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 이 마음은 세트리스트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앨범 수록곡, 솔로 무대에 힘을 줬던 지난 공연과 달리 대면 공연에서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 곡, 멤버들이 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곡과 팬들이 보고 싶어 할 곡을 선정했다.
7인 완전체로만 첫 공연을 장식한 방탄소년단. 슈가는 "아미에게 우리 무대를 오래 보여주고 싶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미를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정국은 "마음이 아리면서 행복하다. 이 행복과 시간을 오래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억울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영혼을 갈아서 하는 공연이라 제한된 상태에서 하는 것 자체가 속상해요. 하지만 올라올 때 결연하게 올라왔거든요. '우리가 여백을 다 채우자'는 마음으로. 여기(서울)가 진정한 고향이에요. 한걸음에 달려와준 팬들, 각자의 공간에서 몸으로 마음으로 춤춰주셨으면 합니다." (RM의 엔딩 멘트)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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