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2' 성우 이용신
통편집→탈락 심경 밝혔다
'왜 안 나오냐' 반응에 아쉬워
통편집→탈락 심경 밝혔다
'왜 안 나오냐' 반응에 아쉬워
17일 텐아시아 사옥을 찾은 성우 이용신을 만났다. 올해로 성우 경력 20년차를 맞은 그는 현재 방송 중인 JTBC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2’ OST조 26호 가수로 참가했으나, 조용히 탈락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싱어게인’은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 시즌 2에선 총 73팀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1차 예선전에서 다수의 팀이 탈락했지만, 이들 가운데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참가자는 극히 일부였다.
“1차 예선전에서 대부분 탈락자가 나왔다. 저도 그중에 하나다. 장르에 한계도 있었고, 나가보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다른 출연자들이 노래를 너무 잘하시더라. 그동안 저는 스튜디오 안에서 주로 헤드폰 끼고 모니터가 잘 되는 장소에서 노래해 왔다. 라이브나 버스킹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무대를 열심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했다.”
이용신은 본인도 통편집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고. 그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 자신을 두고 ‘왜 안 나오냐’는 반응이 이어져 아쉬웠다고 전했다. 더욱이 프로그램에 관련된 정보를 함부로 발설할 수도 없는 노릇. 그의 통편집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등장하는 가운데,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내가 1차에서 떨어졌다. 너무 속상했다. 다른 참가자분들은 노래만 하신 분들인 데 비해 저는 20년간 성우와 노래를 병행해 왔다. 저는 절실해서 나갔는데 노래만 해 온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서는 절실함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탈락 후 녹화장에서 집에 오는데 그날은 너무 힘들더라. 너무 창피하고, ‘나 여기 왜 나왔지, 왜 신청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싱어게인2’에 참가한 건 이용신에게 큰 도전이었다. 20년간 성우로 활동해 왔던 그는 목소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목소리가 아닌, 자신 고유의 목소리를 찾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1차 예선전에선 OST를 불러야만 하는 규칙에 따를 수밖에 없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을 터.
“처음엔 차라리 통편집돼서 좋았다. 하지만 이후 제 방송분이 담긴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고 감동받았다. ‘성우님이 그 경력에 그런 무대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해주시더라. 저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해주시는 걸 보고 내가 원하는 결과는 안 나왔지만 ‘누군가에겐 좋은 영향을 줬구나’라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제작진이 유튜브에 영상을 너무 잘 올려주셨더라. 정말 감사하다.”
이용신은 그간 ’달빛 천사’, ‘짱구는못말려’,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오가며 활약해 왔다. 그가 누군지 몰라도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단번에 알아챌 정도. ‘싱어게인2’의 참가자들 가운데는 화장실에서 몰래 그의 팬이라고 고백한 이들도 있다고.
“참가자들끼리 서로 실명을 알더라도 번호로만 불러야 하는데, 한 참가자는 몰래 화장실에서 ‘성우님 저 팬이에요’라고 하더라. ‘달빛 천사’ 때문에 가수가 됐다고 몰래 고백하고 도망가는 분도 있었다. 어떻게 날 알아보는지 신기했다.”
이용신은 자신을 향한 댓글들을 보고 탈락에 대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응원 댓글을 보고 조금 울었다”며 속상하면서도 감사한 마음 등이 교차했던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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