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시절 가정폭력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김윤아가 출연했다.
이날 김윤아는 "2014년부터 번아웃이 왔다. 음악 하는게 쓸데 없다고 느껴지더라. 몇 년 지속되니 제 작업실에 못 들어가겠더라. 작업실 문 여는 것도 두렵고, (악기)컴퓨터도 못 켜겠더라. 궁극적으로 번아웃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상의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이어 김윤아는 "번아웃 이후 신체증상이 많아서 안 아픈 곳이 없었다. 두통은 친구라고 보면 된다. 부비동염(코 주위 얼굴 뼈속에 염증이 생기는 병)에 걸렸는데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다. 당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멘토였는데 결승전에 참석하지 못했다. 청각에도 이상이 생겨 끝나고 입원했다"라며 "그 이후로 수면장애가 왔다. 15분마다 깼다. 작업하던 노래가 머리에 빙빙 돌았다. 완전 고문이었다. 호흡도 이상했고, 갈비뼈 사이가 늘 아팠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위가 안 움직여 소화장애도 겪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마르고 있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김윤아는 어린시절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는 "저희 집은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저나 동생이나 엄마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가 "맞으셨냐"고 묻자 김윤아는 "목공소에서 사이즈별로 매를 맞추셨다. 정말 화나는 것 중 하나는 밖에서는 너무 좋은 아버지, 남편이었다. 항상 당신이 피해자였다"고 말해 경악하게 했다.이어 김윤아는 "모든 가족을 자신의 통제 안에 뒀다. 심지어 저는 대학생 때 통금이 8시였다"며 "항상 집이 불안했다. 초등학생 때 항상 뇌가 멍든 것처럼 멍했다. 어느 더운 날 터덜터덜 집에 오는데, 그 어린 나이에 '이 세상이 다 가짜구나'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도 재미있게 지내지 못했고, 음악과 책으로 도피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매를 사이즈별로 만들었다는 건 잔인하게 느껴진다. 윤아 씨는 아버지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기억조차 하기 싫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윤아는 "될 때로 되라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자기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자아가 형성 됐다. 그래서 뭔가 내뱉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그래서 실제로 데뷔때부터 'Violent Violet' '증오는 나의 힘' 등 아동학대에 관한 곡을 썼다. 뱉어내야 될 게 있어서 뱉어낼 수 밖에 없었다. 뱉어내면 정화되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오 박사는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보호 대신 공격을 했다"라며 "아버지의 잔인한 행동들은 예측이 안 된다. 어떤 날은 국이 뜨겁다고, 어떤날은 국이 미지근하다고 혼낸다"고 했고, 김윤아는 폭풍 공감했다.
김윤아는 "저는 예측된 상황, 통제된 상황을 만들고 싶어서 이러한 행동을 한 것 같다"라고 했고, 오 박사는 "딩동댕"이라고 했다.
오 박사는 "2014년 당시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한 상황, 제 역할을 못한 어른들을 보며 윤아 씨 자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무력감을 느낀 것 같다. 마치 아버지의 잔인함에 무력하게 장악 당했을 때의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라며 "아버지로부터 받은 아픔을 비워내지 못한 것 같다. 아버지를 미워해도 괜찮다. 미움이 담긴 그릇을 다 비우시길 바란다. 쌓이면 계속 비우셔라"라고 조언을 건넸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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