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셀러브리티》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셀러브리티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셀러브리티 핫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날선 시각으로 전해드립니다.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가 '방과후 설렘'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됐다. 빌보드 차트인을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방과후 설렘' 제작진은 희생양을 앞세워 화제성을 택한 듯하다.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 '방과후 설렘'에서는 2학년 미션 중간 평가 탈락자가 공개됐다. 탈락자 발표에 앞서 2학년 담임인 권유리는 "(이)지원이라는 친구가 눈에 띄었다"며 따로 이지원 연습생을 불러 춤을 가르치기도 했다. 반면 2학년 연습생은 이지원에 대해 "목소리 자체에 힘이 없다" "버거워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춤과 보컬 모두 약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
해당 탈락자는 트레이너 평가로 결정됐다. 권유리는 "선생님들과 의논하고 고민한 끝에 이승은 학생이 우리와 함께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승은은 춤과 보컬 부문에서 호평을 받았던 바. 이에 2학년 연습생들은 그의 탈락에 대해 놀라워했다.
트레이너 둘과 함께 의논한 권유리는 "우리가 결국 투표를 받지 않나. 대중의 눈인 것"이라며 "제가 승은이를 1차 때 고르지 않았다. 무리에 있을 때는 눈에 띄지 않는다. 팬 몰이를 할 멤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송 후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 내 황당했던 탈락자 선정 이유'라는 내용으로 해당 방송분 캡처가 떠돌았다. 이에 심사 기준이 실력이 아닌 외모와 트레이너의 애정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팬 몰이 상은 트레이너가 아닌 대중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결국 '방과후 설렘' 제작진은 탈락자 선정 과정이 담긴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권유리는 "승은이는 악바리다. 근성과 기질이 있더라. 귀여운 이미지, 실력과 카리스마가 있고 반전이 있어서 아마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분과 다르게 권유리는 이승은 연습생 능력치를 칭찬, 합격자로 추천했다. 보컬 선생님인 영지는 "솔직히 (지원이) 노래 실력은 하(下)다. 그런데 욕심이 난다. 가르쳐서 B+까지 올리고 싶다"며 이지원 연습생을 마지막 합격자로 추천했다.
제작진은 "중간 평가 결과 권유리는 이승은을 선택했지만 트레이너 선생님들과의 논의과정에서 이지원으로 합격이 변동됐다"며 "편집 과정에서 전체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보시는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방과후 설렘'은 차별점을 앞세웠다. 사전 콘텐츠를 통해 팬들에게 충분히 접할 수 있는 기회와 도전자들에게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그러나 차별점 보다 구성 및 편집, 언택트 판정단, 심사위원 평가 집계 오류 등 다수 논란으로 오르락 내리락 했다.
'방과후 설렘' 제작진이 공개한 비하인드 영상 속 권유리는 탈락자 이승은 연습생을 안아아줬다. 그는 "승은이 너무 잘하는 거 선생님도 알고 있어. 프로그램의 방향과 타이밍이 안 맞았을 뿐이지. 승은이는 잘했어"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화면은 달랐다. 권유리는 표정 변화 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것처럼 연출됐다.
1.9% 시청률로 시작한 '방과후 설렘'. 현재 3회차까지 방송에도 시청률 1%에 머물고 있다. 이에 '방과후 설렘' 제작진은 권유리를 악마의 편집 희생양으로 선택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빌보드 차트인을 목표로 한다던 '방과후 설렘' 제작진은 연습생들의 꿈과 실력을 비추기보다 악마의 편집으로 화제성을 선택,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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