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광인병 소재 도시 스릴러 '해피니스'
코로나 치료제 연구 약물이 감염병 원인
시대와 맞물린 현실적 전개→공포심 극대화

'해피니스' / 사진 = tvN 제공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코로나 치료제로 연구된 약물이 '광인병'의 원인? 현실적 소재 '공포'

짐승처럼 사람을 물어뜯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물리면 감염되는 건 여타 좀비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해피니스'의 세계관은 지독히 현실적이다. 코로나 시국이 낳은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무분별한 치료제 연구로 인한 부작용이 낳은 참사, 한 아파트에서 존재하는 계급 간 차별과 신경전은 실제로 일어날법하게 사실적이기 때문. '판타지'가 아닌 '리얼'로 다가오는 '해피니스'가 더욱 소름을 유발하는 이유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해피니스'는 코로나 종식 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계층사회 축소판인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담은 뉴노멀 도시 스릴러물이다. 이 작품의 소재는 좀비가 아닌 '광인병'으로, 환각이 보이며 갑작스럽게 심한 목마름을 느끼다 짐승처럼 사람을 물어뜯게 된다. 물리면 무조건 감염이 되고, 긁히면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

좀비와 다른 점은 감염이 된 후에도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점. 그러나 계속 갈증을 느끼며 이성을 잃고, 점차 이성을 잃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괴물이 되어간다. 뇌에 작용하는 변종바이러스이자 전염력이 있는 질병, 이들은 이것을 '리타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사진=티빙 '해피니스' 방송 화면.
이 병에 원인은 '넥스트'라는 신종 약 때문이다. 이 약은 코로나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로 만들어졌지만, 부작용이 심해 연구가 중단된 제품. 실제 현실에서도 코로나 백신 등으로 알 수 없는 부작용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러한 설정이 더욱 현실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실내에선 마스크 착용해주세요", "코로나 검사 다섯 번도 더 받았어", "아파트에서 자가격리 중이야", "코로나 때 항바이러스 연구 많이 했잖아", "감염병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 일을 키울 필요는 없죠" 등 시대를 반영한 대사들이 공감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해피니스'의 주요 소재가 광인병이 아닌 고층을 일반 분양으로 저층을 임대주택으로 나눈 대도시 신축 아파트라는 점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더욱 기대케 한다. 주인공 윤새봄(한효주 분)과 정이현(박형식 분)이 들어간 아파트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15층 펜트하우스에 사는 남자부터, 빚이 많은 변호사 부부, 바람피우는 의사 부부, 택배기사 부부, 입주 청소 부부까지 직업도 재산도 가지각색. 방송된 2회에서까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들이 감염자들이 있는 아파트에 갇히게 되면서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인간의 이기심이 충돌하며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스위트홈'처럼 말이다.
'해피니스' 한효주, 박형식./사진제공=tvN


판타지적 소재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대본과 함께 건조한 연출도 눈에 띈다. 의도적으로 어둡거나 칙칙하게 그려내지 않고, 상황이나 인물에 따라 톤을 조율하며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 것. 여기에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한효주와 전역 후 복귀한 박형식에 연기도 합격점. 특히 병원을 탈출해 냉동 화물차 안에 들어갔다가 광인병에 걸리는 이규형의 열연은 독보적이다. 특별출연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

흥미로운 소재에 다채로운 캐릭터, 코로나 시대와 맞물린 현실감 넘치는 전개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해피니스'. 첫 주부터 동시간대 경쟁작 JTBC '구경이', OCN '키마이라'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만큼, 기세를 몰아 시청률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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