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깜짝 은퇴식에 무덤덤
"나쁘진 않네" 허무맹랑 리액션
김희진 "예상했던 반응"
'나혼자산다' 김연경/ 사진=MBC 캡처

배구선수 김연경이 후배 김희진의 깜짝 은퇴식 이벤트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 김희진의 캠핑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날 네 사람은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두 팀으로 나눠 공놀이를 하게 됐는데 양효진은 김연경과 한 팀이 되자 그의 남다른 승부욕 때문에 난색을 표했다. 김연경과 한 팀이 되면 이길 때까지 게임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행히 이날 승부는 김연경 팀의 승리로 돌아갔다.김연경과 김희진은 물총싸움을 벌였다. 김희진은 엄청난 크기의 물총에 물을 가득 장전해 김연경에게 다가갔다. 김연경은 물총에 맞고 "야 이 새X야"라며 분노했다. 김연경은 김희진에 연신 물총을 쐈고, 결국 승부는 김연경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 캠핑장에 돌아와 불을 피운 김희진은 언니들의 애정을 독차지했다. 김연경은 "너는 진짜 인기 끌고 다니긴 하겠다. 매력덩어리"라며 솔선수범 준비하는 김희진을 칭찬했다.

네 사람은 라바리니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영상통화를 연결했다. 화면 속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운동 중이었고, 김연경은 캠핑 중인 모습을 공개했다. 이에 라바리니 감독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자신도 초대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연경은 라바리니 감독이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많은 감독님과 함께 했지만 이제껏 겪어봤던 감독님들 중에 여러 면으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감독님"이라며 "기술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좋았다. 존경할 수 있는 감독님이었다"고 말했다.
'나혼자산다' 김연경/ 사진=MBC 캡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준비한 후배 김희진의 모습도 펼쳐졌다. 세 사람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배구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은퇴식이 따로 있었냐'는 말에 김연경은 "배구는 한 번도 국가대표 은퇴식을 한 적이 없다"며 "배구협회장님이 내게 은퇴식을 제안해주셨는데, 모든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희진은 저녁 식사 도중 숙소 안으로 들어가 언니들 몰래 준비한 케이크를 들고 나왔다. 케이크에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의 그림이 담겼다.

김연경은 "언제 한 거냐. 네가 한 거냐"고 물었다. 김희진은 "주문한 거다. 직접 그린 건 아니"라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해주는 후배가 어딨냐"고 했다. 이에 김연경은 "나쁘진 않네"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하더니 "쑥스러워서 그런다"고 털어놨다.며 김희진을 달랬다. 김희진은 언니들에게 속마음을 전했고 김연경은 "희진아 오그라든다"며 또 산통을 깼다.

그럼에도 김희진은 "언니들 그동안 수고 많았고 앞으로 저희도 언니들 뒤 따라서 좋은 성적 내겠다. 감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오그라든다"며 분위기를 꺴다. 하지만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은 어색하지만 후배를 위해 고깔모자를 쓰고 케이크 촛불도 같이 껐다.

김연경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좋았다. 그게 최대로 뽑아낸 리액션이었다"며 "우리는 너무 가깝다보니 그런 거 하면 '뭐 이런 걸 준비했어?' 하는 사이다. 원래 무덤덤하다"고 밝혔다. 김희진 또한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이 정도면 그렇게 감동 받지 않겠구나 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은퇴해서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아쉽다기보다는 이상하다. 내년 여름이 되면 선수촌 들어가서 훈련할 것 같은데 거기에 없다고 하면 이상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김연경은 "캠핑 오기 전에 잠을 잘 못잤다. 설렜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는데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기억에 남을 장면이 많았다. 행복이라는 게 큰 게 아니구나 느꼈다"고 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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