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vs '보이스' 추석 연휴 한국영화 맞대결
박정민 조력자 임윤아 vs 변요한 조력자 이주영
임윤아, 당찬 고등학생 '라희' 역할…찰떡 사투리 연기
이주영, 블랙해커 깡칠 역…개성 강한 캐릭터로 존재감
'기적' 임윤아 vs '보이스' 이주영./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CJ ENM


영화 '기적'과 '보이스', 완전히 다른 두 영화가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맞붙게 됐다.'기적'은 박정민, '보이스'는 변요한이 극을 이끄는 가운데, 남자 주인공들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여배우 둘을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각기 다른 캐릭터로 존재감을 폭발시킨 '기적'의 임윤아와 '보이스'의 이주영이다.

임윤아는 '기적'에서 순수하면서도 당찬 고등학생 '라희'를 연기했다. 라희는 국회의원 딸로, 준경(박정민)의 범상치 않은 면모를 한 눈에 알아본 이후, 그가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특히 임윤아는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라희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연기파 배우 박정민도 어려워한 경북 봉화 지역 사투리도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해 내 현지에서 태어난 배우 이성민의 극찬도 받았다.

임윤아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 비주얼 센터였다. 그에 걸맞게 이번 영화에서 미모는 물론, 통통 튀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며 관객의 입꼬리를 절로 올라가게 만든다.
'기적' 스틸컷./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임윤아는 초창기부터 연기를 병행해 단역, 조연 가리지 않았다. 2008년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으로 40%가 넘는 시청률을 견인하면서, 주연 배우로 발돋움 했고, 이후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했다.

2016년 임윤아가 '공조'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을 때만해도, 여러 드라마에서의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공조'에서의 비중도, 드라마에 비해선 훨씬 적었다.이후 '엑시트'(2019)가 942만명을 동원하며 대박이 났고, 영화배우 임윤아로서의 입지가 탄탄해 졌다. 그리고 '기적'이 세 번째 작품이다. 지난 14년 동안 쌓아온 윤아의 연기력이 어떻게 발휘 될 지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어쩌면 이주영이라는 이름이 낯선 관객도 있겠다. 얼굴만 보면 금방 알아챌텐데 말이다. 혹여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나왔던 그 이주영과도 헷갈릴 지 모르겠다.

'보이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인 이주영은 영화 '독전'(2018)에서 천재 마약 제조 기술자 '농아남매'의 동생 주영 역을 맡은 그 배우다. 스포츠머리에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마냥 등장해, 청각장애 연기까지 현실감 있게 소화하며 순식간에 괴물신인으로 떠올랐다.또한 이주영은 지난해 개봉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전략기획실 사원 송소라를 맡아 시니컬한 말투와 표정으로 짧은 등장으로도 임펙트 있는 모습을 보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등장할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던 이주영이 '보이스'에서도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다.
'보이스' 스틸컷./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서준(변요한)이 중국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데, 이주영은 보이스피싱 조직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블랙해커 깡칠을 맡았다. 주인공 서준의 조력자다.

깡칠 또한 '독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처럼 개성 강한 캐릭터다. 이주영은 전사가 없는 깡칠 캐릭터를 나름 연구하고 분석해 '명품을 좋아한다'는 설정까지 가미하고, 여기에 자신의 스타일을 덧입혀 전작과는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 시켰다. 그리고 양쪽 팔톱이 빠질 정도로 달리면서 액션 연기혼도 불태웠다.

이주영은 스스로 "제 장점은 넓은 스펙트럼"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2015년 단편영화 '몸 값' 주연부터 시작해, 영화 15편, '라이브' '땐뽀걸즈' '보건교사 안은영'까지 드라마 3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작품에서 단역, 조연, 주연을 오가며 연기한 이주영의 연기 스펙트럼 또한 '보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적'과 '보이스'는 지난 15일 동시 개봉했다. 개봉 첫 날 '보이스'가 박스오피스 1위로 올랐지만, 현재 예매율은 '기적'이 앞선 상황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품은 작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로 존재감을 발휘한 윤아와 이주영에게도 주목하길 바란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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