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알고있지만', 매주 토요일 방송
송강X한소희, 찰떡 캐스팅에도 몰입도는 '글쎄'
설득력 부족한 전개에 등 돌린 안방극장
/사진=JTBC 토요스폐셜 '알고있지만' 1차 메인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현실 로맨스에 공감은 어디로?'20대의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설득력 부족한 전개와 개연성 떨어지는 표현이 보는 내내 고개를 가로젓게 했다. 지나친 기대감이 오히려 실망감만 안긴 셈이다. JTBC 토요스폐셜 '알고있지만'이다.

'알고있지만'은 평점 9.97점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하이퍼리얼 로맨스라는 타이틀을 내걸며 청춘들의 발칙한 연애를 기대케 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 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 분)의 로맨스는 보는 내내 설렘보다는 눈살이 찌푸려지게 만들었다.유나비는 흔히 말하는 '연애 실패자'다. 첫 연애에 지독한 '똥차'를 만나 큰 아픔을 겪고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그때 우연히 만난 박재언을 통해 다친 마음을 치유하지만, 그 역시도 전 남자친구와 다를 바 없는 '똥차'다. 그런데도 유나비는 박재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채 벗어나지 못한다. 흡사 거미줄에 걸린 채 도망가지 못하는 나비처럼 말이다.

유나비와 박재언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진짜 사랑을 꿈꾸는 유나비와 달리, 박재언은 친구지만 '몸'을 나누는 관계를 원한다. 현실 연애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평범치 않은 설정인 만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내냐가 관건이었다.

/사진='알고있지만' 2차 메인 포스터
싱크로율은 기대 이상이다. 극 중 송강과 한소희는 웹툰의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비주얼로 이목을 끌었다. 거기에 몽환적인 장면 연출과 음악이 가미되면서 웹툰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두 사람의 어긋난 연기 호흡이 몰입을 방해하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

캠퍼스물인 만큼 모든 연령대에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 하지만 젊은 세대마저 등을 돌렸다면 이건 문제가 된다. 민심을 얻지 못한 작품은 끝내 조기 종영으로 가기 때문인 것. 주 1회 방영과 19금(禁) 편성을 통해 파격적인 시도를 꿰찼지만, 이마저도 실패한 모양새다.

그렇기에 "판타지에 가까운 사랑 이야기보다는 또 다른 세계관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가람 감독의 말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세계관이 정말 이런 것일까. 결국 원작 특유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한 채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말았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웹툰을 다룬 드라마의 실패 요인에 관해 "인지도가 있는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라며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게끔 재창작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 오히려 그럴 때는 웹툰의 인기가 독으로 작용한다. 팬덤이 안티로 돌변한다거나 과도한 기대가 큰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춘스타들을 앞세운 인기 웹툰의 영상화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최근 종영한 tvN '간 떨어지는 동거'와 일맥상통한다. 원작의 탄탄한 팬덤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것. 과연 '알고있지만' 역시 뒤를 이어 똑같은 수순을 밟게 될까.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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