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민의 씨네락>>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 관련 이슈와 그 안에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아이언맨' 이전에는 히어로물에 관심이 1도 없었어요. '아이언맨'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제가 직접 마블로 찾아갔죠."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로 마블 히어로물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블랙 위도우 캐릭터에 욕심이 생긴 스칼렛 요한슨은 머리까지 붉은색으로 염색하고 마블을 찾아가 자신의 뜻을 밝혔다. 애초 마블은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배우 에밀리 블런트를 블랙 위도우 역할로 내정 했다. 하지만 에밀리가 다른 제작사와의 계약 문제로 캐스팅 제의를 받을 수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로 낙점 된 것이다.스칼렛 요한슨을 매료 시킨 블랙 위도우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여성 히어로다. 과거 소련의 정부기관 KGB 소속 스파이이자 암살자였지만, 호크아이가 목숨을 구해준 후 어벤져스로 합류한다. 블랙 위도우라는 이름은 맹독으로 유명한 검은 과부 거미를 상징하며, 그가 스파이 훈련을 받은 레드룸 출신 여성들 모두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내에서 블랙 위도우를 상징하는 마크 역시도 검은 과부 거미의 배쪽에 있는 모래시계 문양이다.
영화 '아이언맨2'(2010)부터 첫 등장해 '어벤져스:엔드게임'(2019)까지, 카메오(토르:라그나로크) 포함 10편의 마블 히어로물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별한 초능력은 없지만, 오랜 실전 경험과 첩보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격투 실력을 갖췄다. 초반에는 평범한 권총을 무기로 들고 다녔지만, 활용 능력이 뛰어나 어떤 것이 손에 쥐어져도 자유자재로 사용 가능하다. 어쩌면 MCU에서 가장 다양한 무기로 전투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진짜 사람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로 강한 전투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비초인이며 여자여서 근력이 부족한 탓에 위기를 맞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무엇보다 블랙 위도우의 인기가 올라간 것은, 그의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다. 스파이 출신이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데는 능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나약한 모습, 따뜻한 모습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절친 호크아이나 캡틴이 위험에 처했을 때 염려하는 모습, 울트론에게 잡혀 갔을 때나 완다에 의해 환각에 걸렸을 때 트라우마에서 가장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한 것도 나타샤 였다.
블랙 위도우가 마블 히어로물에 첫 등장한 지 11년 만에 드디어 솔로무비로 관객을 만난다. 2018년 제작을 확정하고, 2019년 5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5개월여 동안 촬영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2,5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는데, 흥행할 경우 3,1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러닝 개런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스칼렛 요한슨은 제작자로도 참여해 힘을 실었다.사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블랙 위도우'의 제작이 너무 늦지 않았나 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어벤져스1'(201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등에서 매력있게 그려지며 캐릭터 자체의 인기가 높아졌고, 그 당시 스칼렛 요한슨도 원톱 주연을 할 만큼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에는 '여성 히어로물'이 할리우드에선 회의적인 아이템이었고, 블랙 위도우의 캐릭터 성이 솔로로 만들어지기엔 충분치 않았다는 말들이 있었다.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 로마노프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숨겨진 음모를 막기 위해 진실을 마주하고, 모든 것을 바꿀 선택을 하게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가 예고 돼 전 세계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블랙 위도우'의 과거와 연결된 NEW 캐릭터,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첼 와이즈),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과의 관계와 이들을 존재하게 했던 '레드룸' 프로젝트의 숨겨진 음모 등 새롭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담겨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지상과 공중을 오가는 역대급 스케일과 맨몸 액션, 대규모 전투 장면 등이 볼거다. 이번 영화에는 태스크마스터라는 역대급 빌런이 등장한다. 여담인데 원래 앤트맨과 와스프의 빌런으로 등장할 뻔 했지만, 고스트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블랙위도우'의 맞수가 됐다.
스칼렛 요한슨은 개봉 전 국내 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고의 액션을 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블랙 위도우'는 이제 없다.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가 곧 시작된다. 애초 지난해 4월 30일 국내에서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두 차례 연기 끝에 오는 7일 오후 5시 전세계 동시 개봉을 확정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