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우진이 영화 '발신제한'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조우진은 '발신제한'의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뛰어난 연기로 스크린을 장악했다는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권력가의 숨은 해결사 조상무 역을 맡아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캐릭터의 서사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입체적인 연기를 펼치는 조우진이 해석한 조상무는 무서운 얼굴로 거친 말을 던지는 상투적인 악역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에게서 악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조우진은 귀찮은 야근을 빨리 끝내고 싶은 직장인의 모습을 조상무에게 투영해 무심하지만 서늘한, 오직 조우진만이 만들 수 있는 조상무를 연기해 이병헌과 우민호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우민호 감독은 조우진에 대해 "내가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조우진은 '국가부도의 날'(2018)에서 국가 부도의 위기 속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할을 맡아 냉철하고도 독단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의 몰입과 공분을 자아냈다. 조우진은 "차관만이 갖고 있는 선과 악을 넘어선 신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자칫 평면적이 될 수 있는 악역을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내려 노력했음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혜수는 "조우진씨와 연기로 부딪치는 장면이 많았는데 함께 연기한 조우진씨에게서 불꽃을 봤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조우진이 그려낸 악역은 다른 캐릭터들에 덩달아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냈음을 알 수 있다.
'내부자들'과 '국가 부도의 날'로 악역 캐릭터의 한 획을 그은 조우진은 '돈'(2019)에서 불법 주식 브로커들의 뒤를 쫓는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아 선한 얼굴로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조우진은 이번에도 사냥개라는 별명을 '집요함'과 '워커홀릭'이라는 두 키워드로 해석해 풍성한 서사와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박누리 감독은 "조우진 배우가 촬영 때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 매번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조우진의 노력은 끝이 없었다.
같은 해 개봉한 '봉오동 전투'(2019)에서 다시 조우진은 백발백중의 사격 솜씨와 능숙한 일본어로 독립군에 합류해 활약을 펼치는 마병구 캐릭터를 맡아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원신연 감독은 조우진의 연기에 "연기하는 게 아니라 연주를 하는 것 같았다. 재즈 연주가 악보가 있는 게 아니듯이, 작품에 녹아 들며 재즈 연주를 하는 듯 했다"고 극찬하며 자유자재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조우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선과 악 어떤 역할을 맡아도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조우진이 영화 '발신제한'에서는 선악이 공존하는 은행센터장 성규 역을 맡아 깊은 내면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성규는 성과를 위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 능력주의 은행센터장이자 아이들과 함께 폭탄이 설치된 차 안에 갇히게 된 가장이다. 김창주 감독은 냉철한 은행가로서는 강한 신념을,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 아빠로서는 간절함을 보여주어야 하는 성규 역에 조우진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전할 정도로 그의 연기에 깊은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그 신뢰에 부응하듯 조우진은 6번의 대본 리딩을 거친 집요한 캐릭터 분석과 카메라에 담길 얼굴의 각도까지 조정하는 섬세함으로 뛰어난 내면 연기를 완성, 그야말로 멱살 잡고 끌고 가는 강렬한 연기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오는 2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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