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라켓소년단'
정도훈 작가의 유머+센스 빛나
'슬빵'이어 '라켓소년단'까지 흥행 성공할까
정도훈 작가의 유머+센스 빛나
'슬빵'이어 '라켓소년단'까지 흥행 성공할까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응답하라' 이우정 사단답네…특유의 따스함과 웃음이 공존하는 '라켓소년단'
잔잔한 힐링 감성 곳곳에 배치된 은근한 유머코드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전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각 캐릭터마다의 매력이 살아 숨 쉰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보여준 정보훈 작가의 센스는 '라켓소년단'에서도 빛을 발했다.'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성장드라마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 후속작으로, SBS가 약 두 달여 만에 선보이는 월화극이기도 하다.
'라켓소년단'은 국내 최초 배드민턴 소재 드라마로 관심을 받았다. 앞서 SBS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스포츠드라마의 성공을 경험한 바 있기에 기대 역시 컸다.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일명 '마라맛' 드라마들이 흥행하는 상황 속 10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성장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눈길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것.
그러나 '라켓소년단'이 베일을 벗자 모든 우려는 잠식됐다. 일명 '이우정 사단'으로 tvN '응답하라' 시리즈 보조 작가로 시작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입봉한 정보훈 작가는 '라켓소년단'에서도 이우정 사단 특유의 따스함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세대를 아우르는 유머코드도 인상적이었다. 홍이장(우현 분)의 "곰은 사람을 찢어"라는 대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1020 세대가 사용하는 유머다. 과거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친 애드리브로, 지금 1020세대에서는 '귀엽게만 보지 말아라'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이용태(김강훈 분) 아버지가 자연인이라는 설정으로 생선 대가리 카레를 먹는 장면은 5060세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떠올리게 했다.
정보훈 작가만의 유쾌한 반전은 '라켓소년단'에서도 여전했다. 오매할머니(차미경 분)가 가진 비밀의 방이 사실은 손주를 위한 놀이방이었다는 점, 밤마다 들리는 의문의 소음이 사람을 찢는 곰이었다는 장면은 '맥거핀'(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의 일종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다 유쾌한 장면으로 바뀌며 웃음을 선사했다. 앞서 '슬기운 감빵생활'에서도 재소자들이 심각하게 모의를 꾸미는 모습처럼 담겼으나 실제로는 라면을 끓여먹기 위함이었다는 반전 등이 곳곳에 녹아져 있었다.
배우 박호산의 특별출연도 빛을 발했다. 박호산은 '라켓소년단'에서 김상경의 절친 박선배 역으로 등장했고, 정보훈 작가는 박호산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연기했던 문래동 카이스트 캐릭터를 고스란히 데려왔다. '문래동 카이스트'는 혀가 짧아 발음이 둔탁한 설정을 가진 캐릭터로, '라켓소년단'에서 역시 혀 짧은 발음과 함께 대사를 자막으로 삽입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SNS 중독인 방윤담(손상역 분), 투 머치 토커이자 이용대 열혈팬 이용태(김강훈 분), 남다른 스웨그를 가진 힙합소년 나우찬(최현욱 분) 등 각 인물들마다의 개성을 그려내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친숙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 역시 긴장감 있게 표현해내 단순한 경기방식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없앴다.
제작진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광대가 슬며시 올라가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첫 회에서 보여준 캐릭터 소개를 바탕으로 2회부터 본격적으로 '라켓소년단'이 한 팀이 되어 성장해나가는 스토리가 담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반전과 재미난 에피소드들 역시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극적인 '마라맛' 가득한 드라마 시장 속 청량한 '탄산맛'을 선사하며 힐링과 감동, 웃음을 내세운 '라켓소년단'. 이러한 정보훈 작가의 슬기로운 접근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명성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응답하라' 이우정 사단답네…특유의 따스함과 웃음이 공존하는 '라켓소년단'
잔잔한 힐링 감성 곳곳에 배치된 은근한 유머코드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전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각 캐릭터마다의 매력이 살아 숨 쉰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보여준 정보훈 작가의 센스는 '라켓소년단'에서도 빛을 발했다.'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성장드라마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 후속작으로, SBS가 약 두 달여 만에 선보이는 월화극이기도 하다.
'라켓소년단'은 국내 최초 배드민턴 소재 드라마로 관심을 받았다. 앞서 SBS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스포츠드라마의 성공을 경험한 바 있기에 기대 역시 컸다.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일명 '마라맛' 드라마들이 흥행하는 상황 속 10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성장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눈길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것.
그러나 '라켓소년단'이 베일을 벗자 모든 우려는 잠식됐다. 일명 '이우정 사단'으로 tvN '응답하라' 시리즈 보조 작가로 시작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입봉한 정보훈 작가는 '라켓소년단'에서도 이우정 사단 특유의 따스함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세대를 아우르는 유머코드도 인상적이었다. 홍이장(우현 분)의 "곰은 사람을 찢어"라는 대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1020 세대가 사용하는 유머다. 과거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친 애드리브로, 지금 1020세대에서는 '귀엽게만 보지 말아라'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이용태(김강훈 분) 아버지가 자연인이라는 설정으로 생선 대가리 카레를 먹는 장면은 5060세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떠올리게 했다.
정보훈 작가만의 유쾌한 반전은 '라켓소년단'에서도 여전했다. 오매할머니(차미경 분)가 가진 비밀의 방이 사실은 손주를 위한 놀이방이었다는 점, 밤마다 들리는 의문의 소음이 사람을 찢는 곰이었다는 장면은 '맥거핀'(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의 일종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다 유쾌한 장면으로 바뀌며 웃음을 선사했다. 앞서 '슬기운 감빵생활'에서도 재소자들이 심각하게 모의를 꾸미는 모습처럼 담겼으나 실제로는 라면을 끓여먹기 위함이었다는 반전 등이 곳곳에 녹아져 있었다.
배우 박호산의 특별출연도 빛을 발했다. 박호산은 '라켓소년단'에서 김상경의 절친 박선배 역으로 등장했고, 정보훈 작가는 박호산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연기했던 문래동 카이스트 캐릭터를 고스란히 데려왔다. '문래동 카이스트'는 혀가 짧아 발음이 둔탁한 설정을 가진 캐릭터로, '라켓소년단'에서 역시 혀 짧은 발음과 함께 대사를 자막으로 삽입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SNS 중독인 방윤담(손상역 분), 투 머치 토커이자 이용대 열혈팬 이용태(김강훈 분), 남다른 스웨그를 가진 힙합소년 나우찬(최현욱 분) 등 각 인물들마다의 개성을 그려내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친숙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 역시 긴장감 있게 표현해내 단순한 경기방식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없앴다.
제작진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광대가 슬며시 올라가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첫 회에서 보여준 캐릭터 소개를 바탕으로 2회부터 본격적으로 '라켓소년단'이 한 팀이 되어 성장해나가는 스토리가 담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반전과 재미난 에피소드들 역시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극적인 '마라맛' 가득한 드라마 시장 속 청량한 '탄산맛'을 선사하며 힐링과 감동, 웃음을 내세운 '라켓소년단'. 이러한 정보훈 작가의 슬기로운 접근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명성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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