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 10월 개봉
고아성X이솜X박혜수, 3색 매력
1990년대 완벽 재현
고아성X이솜X박혜수, 3색 매력
1990년대 완벽 재현
배우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갈매기 눈썹부터 블루블랙 볼륨 헤어, 그리고 90년 대 특유의 당당함까지 1995년 회사원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다.
28일 오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는 배우 고아성, 이솜, 박혜수와 이종필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의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펼쳐졌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고졸이라 늘 말단인 '회사 토익반'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다.이종필 감독은 "90년대 국제화,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영어 광풍이 불었고, 기업에서도 토익반을 개설했다. 이런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출발했다"라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고졸 말단 사원들이 주인공이다. 회사에서 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누가 이 사건을 벌였는지 신나게 밝혀내는 추리 미스터리 영화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삶, 일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성장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극 중 고아성은 삼진전자 생산관리3부 이자영을 연기했다. 이자영은 상고 출신의 8년차 사원으로, 대졸 대리 보다 실무 능력이 좋은 베테랑이지만 현실은 12초 만에 커피, 프림, 설탕을 취향별로 딱딱 맞춰 10잔을 타는 신기록 보유자다. 잔심부름을 하러 간 공장에서 우연히 폐수 무단 방류 현장을 목격한 뒤, 회사가 덮으려는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고아성은 "영어 이름은 도로시다. 제가 맡은 역할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매력 있게 보일 수 있을 지 고민했다. 제가 생각한 이자영은 도도하고 싶은, '쭈굴미'가 있는 인물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반전' 때문이라고 했다. 고아성은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이라는 독특한 제목에 끌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땐 귀엽고 유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면이 있더라. 반전이 있어서 충격적이었다"라고 떠올렸다. 특히 고아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1995년 인물이 됐다. 그는 "1995년에 4살이었다. 그래서 뚜렷한 기억이 없다"며 "놀라웠던 건 1995년 당시 스타일로 헤어 메이크업 테스트를 받고 거울을 봤는데 어렸을 때 인지했던 회사원 이미지가 스치더라"라고 했다. 이어 고아성은 "그 회사원이 이모일 수도 있고 엄마일 수도 있는데 약간 뭉클했다. 그렇게 그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테니 진짜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아성은 "앞서 '라이프 온 마스'라는 드라마에서 80년대 여성을 연기한 적이 있다. 당시 80년대 여성들이 쓰는 서울말에 중점을 두고 연기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라이프 온 마스' 캐릭터와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드라마 전편을 다 보셨고,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의견을 나눴다"며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80년대와 90년대 여성상이 미세하게 다르다. 90년대엔 수줍음이 없어지고 조금 더 당당해 진다. 그 지점에 제 스타일을 얹어서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솜은 삼진전자 마케팅부의 숨은 아이디어 뱅크 유나로 열연했다. 입사 8년차 사원 정유나는 마케팅부의 숨은 아이디어 뱅크지만, 정작 하는 일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윗선에 빼앗기거나 회의 중인 부서원들에게 햄버거를 사다 나르는 보조 업무가 전부다.
이솜 역시 "영화 제목이 독특해서 좋았다. 토익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비리를 파헤친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90년대 배경이 재미있었다. 또래 배우들과 90년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설렜다"라고 말했다.특히 이솜은 그 누구보다 90년대 스타일을 찰떡같이 소화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90년대 스타일을 소화하기 위해 그 시대 영상과 잡지 등을 찾아봤다. 또 영화 의상팀이랑 동묘에 가서 옷도 입어봤다"며 "특히 갈매기 눈썹과 블루블랙 볼륨헤어는 무조건 해야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솜은 "엄마의 젊은시절 사진을 봤는데 정말 멋쟁이셨다. 그래서 의상팀에 '엄마랑 똑같이 입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며 "입고 보니 사진 속 엄마랑 저랑 너무 똑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솜은 "처음에 모니터를 볼 땐 연기가 안 보이고 얼굴만 보여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유나는 겉으론 강해 보인다. 하지만 강함 뒤에 어떤 내면이 있을지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했음을 드러냈다.
박혜수는 삼진전자 회계부 사원 김보람을 맡았다. 심보람은 회계부 8년차 말단 사원으로,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의 수학 천재지만 현실에선 가짜 영수증을 처리해 회계 장부 숫자를 맞추는 데 집중한다.막내답게 톡톡 튀는 박혜수는 "언니들(고아성-이솜)이 저보다 먼저 캐스팅 돼 있었다. '나머지 한 자리는 내 자리다. 내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며 "고아성, 이솜이 캐스팅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혜수는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첫 만남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혜수는 "언니들이 워낙 선배니까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의미 없을 정도로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초반부터 '이분들이 왜 이렇게 나를 사랑하는것 같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언니들로 인해서 저도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며 웃었다. 그러자 고아성은 "영화를 통해 많이 성장했구나"라며 '하트 눈빛'을 날렸다.고아성, 이솜, 박혜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90년대 시대를 살았던 것을 감격스러워 했다.
박혜수는 "원래 레트로 감성을 좋아한다. 할머니한테 물려받은 옷 같은 걸 입는 것도 좋아한다. 몇 개월 동안 그 시대 속에 있는 기분이 들어 즐거웠다. 그 시대는 신기하다. 괜히 따뜻하고 정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아성도 "정말 행복했다. 빈말이 아니다. 90년대를 경험하면서 청춘과 잘 어울리는 시대구나라고 생각했다. 제가 이 젊은시절에 훌륭한 배우들과 그 시대를 겪었다는 게 행운인 것 같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고아성, 이솜, 박혜수는 영화촬영장에서 자처해 합숙까지 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고아성은 "촬영을 하고 그냥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살림을 차릴까?'라고 우리끼리 이야기 하다가 제작진에게 부탁했다. 방 세개는 필요 없고, 하나만 달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솜은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는 치열하게 촬영하고 숙소에서는 늘어진 모습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세 사람이 정말 친구 같았다"라며 웃었다.
그러자 박혜수는 "다들 막내니까 힘들지 않았냐고 묻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제일 늦게 일어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감독은 "많은 분들이 SNS 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셨다. 여러분이 기대하는 부분이 영화에 다 있다. 그리고 신파일 것 같다고 걱정 된다고 하시는데 전혀 없다. 또 뻔한 내용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권선징악같은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다르게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건 여기있는 세 배우의 매력이다. 즐겁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자신했다.
이솜은 "재밌있고 즐겁게 촬영했다. 배우들의 케미 하나는 믿어달라. 어려운 시기에 즐거움과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건강하시고 영화 많이 기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오는 10월 중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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