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25일 공개
정유미 "첫 액션 연기, 희한했다"
남주혁 "히어로 도와주는 힐러 역할"
배우 남주혁, 정유미./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82년생 김지영’ ‘부산행’, 드라마 ‘연애의 발견’ 등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 정유미와 드라마 ‘눈이 부시게’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훈훈한 캐릭터로 설렘을 자아냈던 남주혁이 만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다. 여기에 젤리를 퇴치한다는 참신한 소재와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4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보건교사 안은영’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정유미, 남주현과 이경미 감독, 정세랑 작가가 참석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시리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남주혁, 정세랑 작가, 이경미 감독, 배우 정유미./사진제공=넷플릭스

소설 원작자인 정세랑 작가는 젤리에 대해 “달팽이가 지나가면 점액이 남듯이 욕망이 지나가고 난 뒤에 남는 잔여물을 시각적으로 젤리로 표현했다”며 “‘보건교사 안은영’은 선의와 친절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정 작가는 “글로는 재밌지만 영상엔 어울리지 않는 에피소드 들은 제외했다”며 “안은영의 내면이나 사명감, 좌절했다 희망으로 가는 경로가 있는 에피소드 들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보건교사, 한문교사 등 비주류 과목들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 작가는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건교사는 누가 다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이자 안전과 건강의 상징이다. 한문은 입시 과목은 아니지만 교양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배우 남주혁, 정세랑 작가, 이경미 감독, 배우 정유미./사진제공=넷플릭스

이경미 감독은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뒤 무거운 마음이 컸다.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소설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책임감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 내가 쓴 각본이 아닌 다른 작가님의 이야기를 구현해 내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작가의 상상력을 빌려 새로운 것을 덧붙이고, 분석하는 재미가 있더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젤리 CG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젤리를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할 것인지’가 가장 큰 미션이었다는 이 감독. 그는 “보는 분들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젤리를 캐릭터로 만들게 됐다.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열심히 찾아보다가 SCP재단이라는 걸 발견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의 평범한 삶을 위협하는 초자연적인 생물체를 분류해 놓았더라.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생물체들의 화려한 색깔들과 움직임들을 가져오기도 했다. 젤리의 소리는 동물의 소리를 변조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음악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며 “한국적 소재와 판타지 장르의 조합이니 만큼 한국말이 들어가는 노래를 쓰고 싶었다, 전래 동요나 판소리를 샘플링 해서 응용하는 등 한국적인 요소들을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정 작가와 이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정 작가는 “정유미, 남주혁 배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이미지가 너무 딱 맞았다. 완벽한 앙상블이라고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촬영 현장이 늘 즐거웠다. 정유미, 남주혁 배우 모두 너무 사랑스러웠다. 다음에도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정유미./사진제공=넷플릭스

정유미는 엉뚱하지만 강단 있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다정하며 오염된 젤리가 나타나면 무지개 칼과 비비탄 총을 꺼내 퇴치하는 보건교사 안은영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젤리와도 싸우지만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신의 운명과도 싸우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정유미는 “원작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재기발랄함이 느껴졌다. 여러 소재를 다루는데 그 안에서 따뜻함도 느껴졌다. 안은영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서 소설에서 느낀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통해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정유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액션 연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와호장룡’이나 ‘옹박’ 같은 류의 영화였다. 안은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희한한 액션을 경험하게 됐다. ‘이런 액션도 있을 수 있구나’ 생각하며 내 운명을 받아들였다”며 웃었다.

정유미는 이 작품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며 “촬영을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었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를 이해하려고 했을 때 안타깝기도 했다. 많이 외로울 것 같더라. 그럼에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경쾌하게 해결해 나가는 안은영을 보며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배우 남주혁./사진제공=넷플릭스

남주혁은 안은영의 손을 꼭 잡고 에너지를 나눠주며 함께 학생들과 학교를 지키는 한문교사 홍인표로 분한다. 남주혁은 “학교 설립자의 손자이자 특별한 기운으로 둘려 쌓여있다. 그 기운으로 안은영을 충전해준다”며 “학교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데 내가 어떤 것을 뒤집어 버려서 학교에 어마어마한 젤리들이 나타난다. 그래서 안은영과 함께 젤리들을 무찔러 나가는 히어로 옆 힐러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주혁은 “나는 젤리를 못 보는 캐릭터라 상대적으로 편하게 촬영했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희열감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유미와의 호흡을 묻자 남주혁은 “정말 좋았다. 촬영이 아닌 대기 시간에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편안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두 사람의 케미가 잘 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정유미는 “남주혁 씨가 순발력이 뛰어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걸 남주혁 씨의 액션을 통해 리액션을 하게 돼서 둘의 호흡이 잘 살아났다”고 했다.
배우 남주혁, 정유미./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 속 등장하는 수많은 젤리 중 가장 좋아하는 젤리는 무엇일까. 정유미는 문어젤리와 양말젤리를 꼽았다. 남주혁도 양말젤리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옴벌레 젤리라며 “이상하게 옴벌레를 징그럽지만 귀여운 생김새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정유미, 남주혁 씨에 이어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며 웃었다. 정 작가는 “두꺼비 젤리”라며 “구강 구조, 이빨 배치가 너무 멋지다. 볼 때마다 감탄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사는 게 힘들고 운명이 참 박복하다 느껴질 때 씩씩하게 살아가는 안은영을 떠올리며 작은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안은영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오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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