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아빠의 죽음 비밀 알고 충격
“잘 있어”서글픈 박민영의 마지막 인사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 화면./사진제공=JTBC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에서 박민영이 결국 북현리를 떠났다. “잘 있어”라며 눈물의 마지막 인사를 전한 박민영♥서강준에게는 다음 페이지가 있을까.

‘날찾아’에서 아빠의 죽음과 관련한 모든 비밀을 알게 된 목해원(박민영 분)은 믿고 의지했던 가족 모두가 자신을 완벽하게 속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슬픔의 나락 속에 빠졌다. 도무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또 누구를 믿어야 할지 판가름은 서지 않은 채 혼란만 더해갔다.

해원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라며 울분을 토한 지점은 믿었던 이모 명여(문정희 분)가 알고 보니 아빠를 죽였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는 해원에게도 충격이었지만, 그보단 자신을 쏙 빼놓고 서로만 알고 있었다는 점이 그를 슬프다 못해 화나게 만들었다. 그런 세 사람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는 은섭(서강준 분)은 “네가 아플 테니까. 네가 지금처럼 아파해야 될 것들을 아마도 대신 짊어지고 사셨을 거야”라며 혼란스러운 해원의 마음을 다잡아줬다.해원이 더는 무너지지 않게 옆에서 단단히 지켜주고 있던 은섭이 있어서였을까. 그녀는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명여와 대면하기로 결심했다. 토시 하나 빠짐없이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었는지, 지금까지 나한테만 숨긴 건지”에 대한 대답을 직접 듣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은섭의 말대로 정말 자신이 아플까 봐 그랬던 것이라면, 해원은 이모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사실은 언젠가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는지도 몰랐다.

결국 호두하우스로 다시 돌아온 해원은 “이모가 설명해 봐. 이 모든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건지”라고 물었다. 죄책감으로 빛을 모두 잃은 명여는 “네 아빠를 죽였어.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며 십 년 묵은 진심을 어렵게 토로했다. 그 진실을 해원에게만 알리지 않은 건 “네가 알면 너무 아프잖아. 그렇게 까진 할 순 없었어”라는 이유에서였고, 지금에서야 알린 건 이제라도 자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명여는 자신을 옥죄여 오는 죄책감을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명주(진희경 분)는 네 탓이 아니라고 언제나 얘기해 줬지만, 그날 형부를 향해 액셀을 밟은 건 명명백백히 자신이었고, 이는 영원토록 변하지 않을 사실이었다. 그를 좀먹는 죄책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홍(서태화 분)마저 사무치게 다정한 모습으로 꿈에 나타났고, 그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세상에 털어놓고 비난이라도 받으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은데, 자기 대신 7년 동안이나 감옥에 들어갔다 온 언니만 생각하면 그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동생도 자신 못지않은 지옥 속에서 살았다는 것을 깨달은 명주는 그렇게 반대하던 명여의 자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해원은 자신이 아플까 봐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명여도, 이제는 자수를 할 것이라는 명여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모가 싫은 게 아니라 미웠다. 언젠가 보영(임세미 분)이 얘기해줬던 것처럼 미움은 애정을 기반에 둔 것. 자기만의 방식대로 묵묵히 사랑을 준 이모를 해원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더더욱 이모는 자신에게 알렸어야 했다. 가족이라면 그 모든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 했었어야 했다. 그래서 이모의 자수를 반대하며 “엄마 때문에 10년 버텼으면, 이제 내 말 듣고 10년 버텨줘”라고 말했다.

말을 그렇게 했지만 해원은 예전처럼 이모를 바라볼 수 없었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고, 이내 “내가 떠날게”라며 서울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결심한 후 제일 먼저 은섭을 찾은 해원은 “네가 지금처럼 항상 따뜻했으면 좋겠고 내 마음이 가짜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그럼 잘 있어 은섭아”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눈물의 마지막 밤을 함께 한 해원과 은섭. 오지 않길 바랐던 다음 날의 해가 오두막 안으로 서서히 들어오자 그곳엔 은섭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꿈만 같았던 이들의 겨울은 이대로 저물고 마는 걸까.

‘날찾아’ 최종회는 오늘(21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