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까지 19세 관람가 판정
김희애 "박해준, 이렇게 연기 잘 하는 줄 몰랐다"
박해준 "출연 제의 받고 도망가고 싶었다"
배우 김희애, 박해준./사진제공=JTBC
김희애가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위태롭고 은밀한 사랑의 민낯을 담은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통해서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희애는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죽을 때까지 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이 큰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26일 오후 ‘부부의 세계’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 국민의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배우 김희애, 박해준과 모완일 감독이 참석했다.

영국 BBC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다. 폭발하는 애증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부부의 치열한 세계가 밀도 있게 담길 예정이다. 드라마 ‘미스티’를 통해 감정의 본질을 좇는 치밀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모완일 감독과 김희애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모완일 감독, 배우 김희애, 박해준./사진제공=JTBC

모 감독은 “원작을 처음 접했을 때 빠른 호흡과 예상을 뛰어넘는 여자 주인공의 행동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원작은 여자 주인공 시점에 맞춰져있다. 이걸 어떻게 한국화 시킬까 고민하다가 여주인공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휘몰아치는 느낌으로 초점을 맞췄다. 부부와 관련된 깊은 부분까지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원작보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밀도 있게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애 캐스팅 이유를 묻자 모 감독은 “김희애 선배님이 ‘부부의 세계’를 선택해 준 것”이라며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 감독은 “박해준 씨는 실제로 만나보면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 있다. 체면이나 격식이 없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 감독은 “김희애, 박해준 배우가 고생을 많이 했다. 두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이 정도까지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감정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부부의 세계’는 6회 연속 ‘19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모 감독은 “노출이나 폭력성으로 19세 관람가를 받았다기보다는 설정 자체가 가볍지 않다. 찍으면서 느낀 게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게 더 자극적으로 보이고 긴장감 있고 심각해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 감독은 “7회 방송 전에 1~6회까지 순화된 버전으로 모아보기 방송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 후속이라는 부담감은 없을까. 모 감독은 “‘이태원 클라쓰’ 감독이 나와 동기다. 드라마가 잘 돼서 우리도 그 도움을 받아야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돼서 부담이 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배우 김희애./사진제공=JTBC

김희애는 자수성가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 역을 맡았다. 평온한 가정, 남편의 변함없는 사랑,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 지역사회에서의 지위와 명성까지. 견고해 보였던 행복에 균열이 시작되면서 완벽했던 그녀의 삶이 요동친다. 김희애는 “대본을 보는 순간 원작이 느껴지지 못할 정도로 편하게 읽혀졌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희애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의 감정 기복이 세다”며 “여성스럽고 연약하면서도 어느 순간 너무 무섭다. 자식 일에는 애틋하다”고 설명했다.

박해준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박해준 씨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춰 보는데,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분인지 몰랐다. 따뜻한 아빠, 자상한 남편에서 극이 진행 될수록 굉장히 불량스러워 지는데,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바뀌더라”며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져서 박해준 씨가 출연했던 영화 ‘독전’도 찾아봤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연기하고 싶을 정도로 내 연기를 끌어올려준다”고 칭찬했다. 이에 박해준은 “나는 되게 산만하고 집중력도 약한데 김희애 선배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신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희애는 “6회에 큰 사건이 생긴다”고 귀띔하며 “촬영 전부터 그 장면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나는 원래 첫 연기에서 감정을 쏟아내는 스타일인데, 투샷을 먼저 해서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감정이 100%로 나왔다. 그 다음 개인 컷을 찍는데 감정이 120%가 됐다. 컷을 했는데도 서러움이 멈추지 않더라. 그런 감정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자랑 겸 기뻐서 드리는 이야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박해준./사진제공=JTBC

박해준은 찰나의 배신으로 늪에 빠진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를 연기한다. 박해준은 “병원 부원장인 아내에게 후원을 받고 있어서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박해준은 “출연 제의를 받고 두려웠다. 너무 하고 싶었지만 내 능력이 부족할 것 같은 생각에 도망가고 싶었다. 감독님을 만나 설득 당했는데, 하길 잘 한 것 같다. 평생 경험해 볼 수 없는 감정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품에 집중해야하는데 김희애 선배님의 소녀 같은 모습을 보며 ‘마음이 어떻게 저렇게 고우실까’ 생각하게 된다”고 미소 지었다.

관전 포인트를 묻자 모 감독은 “한발자국도 떨어져서 볼 수 없는 밀도로 만들었으니 푹 빠져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하하호호 웃으며 볼 드라마는 아니다”라면서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인간의 모습을 함께 해 달라”고 관심을 요청했다. 박해준도 “1회만 먼저 봐 달라 다음 회를 안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부의 세계’는 오는 27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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