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회 tvN 월요일 밤 12시
“무슨 미스코리아들 같애.” 최종 심사결과가 발표를 듣는 후보들을 보며 박성혜 대표가 던진 이 말은 결국 의 분위기 자체를 대변한다. 배우 오디션을 표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방송이 지향하는 것은 분위기와 재능을 갖춘 ‘외모 우월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모에 대한 기준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방송이 동원하는 평가의 잣대들은 아무래도 어설프고 작위적이다. 심사위원들의 진지한 평가가 별다른 무게를 갖지 못한 것도, 결국은 선행된 테스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배우로서의 소양을 요구하고, 방송은 꽃미남의 자질을 강요한다. 그 와중에 후보들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매력을 보여주기는커녕 어색하게 연출된 상황을 소화하느라 하향평준화 된 말투와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거 안 되면 군대 가려구요”라고 진짜 목소리를 내는 순간은 매력적으로 발췌되지 못한 채, 돌발적인 발언으로 처리 될 뿐인 것이다.

아이돌 그룹조차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민낯으로 초자아를 포기해 보이는 방송 환경에서 이 프로그램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그래서 사뭇 당연해 보인다. 미남 강박증에 시달리듯 언제나 연출된 모습으로 등장한 후보들은 결국 시청자들과 조금도 친해지지 못했으며, 이들의 캐릭터를 변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대반전’은 사실상 무의미한 선전문구인 것이다. 90년대 하이틴 드라마처럼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대학로를 활보하는 미장센의 어색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최종회를 맞아 그동안의 사건들을 정리한 마지막 회의 후반부는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얄팍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분량이었다. 하물며 코미디 경쟁 프로그램에서도 드라마의 순간이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겨우 ‘티격태격’과 ‘예상 순위 공개’로 갈등구조를 만들어보려 하는 시도는 얼마나 순진한가. 그리고 이마저도 밑줄을 그어 체크 포인트라고 알려주는 태도는 얼마나 안일한가.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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