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8회 KBS2 토일 오후 8시
(이하 )의 47회 마지막 장면은 차윤희(김남주)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시월드’의 단면으로 채워졌다. 세광(강민혁)과 말숙(오연서)의 만남에 대처하기 위해 모인 엄청애(윤여정)와 한만희(김영란)는 자녀의 결혼 상대로서 세광과 말숙의 ‘스펙’을 따지다가, 귀남과 윤희의 ‘결혼의 조건’마저도 복기하는 신경전을 이끌어냈다. 시가 없이, 즉 시가에 의한 스펙 저울질 없이 의사 남편과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영리하게 행동한 윤희의 성취였지만, ‘슈퍼 며느리’ 윤희마저도 한국 사회에서 ‘잘난’ 배우자와 사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종영을 앞둔 이 여전히 극의 긴장을 팽팽하게 가져 갈 수 있는 것은 윤희가 외면하려 했던 여러 상황이 여전히 그녀의 일상에 존재하고, 그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갈등은 윤희가 ‘시월드’의 도래를 지연시킨 만큼의 ‘이자’까지 쳐서 돌아오고 있는 중이며, 말숙과 세광의 연애는 대표적으로 윤희가 직면하고 처리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다. 결국 여느 집안의 며느리와 다를 바 없는 문제에 윤희가 고뇌하게 되는 이야기가 배치되는 것은 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극의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종일관 유쾌하게 ‘시월드’의 관습을 뛰어넘거나 비틀던 윤희는 48회의 마지막에 유산이라는 괴로운 상황을 겪으며 눈물을 흘리고, 이를 통해 ‘특별한’ 드라마 속 캐릭터를 넘어 보편적 공감대를 획득한다. 은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차윤희로서의 시선을 잃지 않은 채 주말 ‘가족’ 드라마로서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글. 김기민(TV평론가) 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