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2: 전설을 노래하다’ KBS2 토 오후 6시 15분
노래의 생명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불후의 명곡2’는 조금씩 자신만의 색깔로 이 질문에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인지도나 음악적 경험치의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장르 속에서 음악적 재능을 키워 온 가수들은 기본 이상의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보장한다. 또 아이돌뿐만 아니라 킹스턴 루디스카처럼 공중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팀도 음악만으로 무대 위에 설 수 있다. 그들은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의 애잔한 정조를 자신들만이 해 보일 수 있는 이색적이고 흥겨운 리듬으로 재탄생시키며 “역설적으로 메시지의 전달력을 확보”했다는 양희은의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불후의 명곡’은 의외의 가수가 새롭게 부를 때 노래는 다시 살아나는 광경을 통해 명곡과 프로그램의 가치 양쪽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다채로운 편곡만이 전부는 아니다. 노래마다 숨겨진 사연과 역사를 전설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은 노랫말 하나도 허투루 듣지 않고 다시 듣게 만드는 힘을 부여한다. 양희은이 작곡가 故 이주원과 그의 사랑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며 “한 때도 순간”이라 말할 때 노래가 품은 정서는 되살아난다. 또 ‘한계령’처럼 당시에는 홍보조차 못되다가 뒤늦게 대중들이 알아봐 준 곡을 두고 “결국 노래는 부르는 이의 것이기보다는 듣는 이의 것”이라 말할 때, 노래와 대중을 대하는 전설의 태도가 엿보인다. 결국 노래의 생명력은 만듦새만큼이나 그 곡만의 역사와 그 진의에 귀 기울려 줄 청중을 기억하는 데 있는 것이다. ‘불후의 명곡2’는 원곡과 재해석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듣는 이에게 경연의 긴장감보다는 편안한 경청을 유도한다. 노래의 생명을 지켜내는 방식으로 ‘불후의 명곡2’ 역시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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