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방구석 불금
XTM 금요일 저녁 6시 30분
‘불금’이 뭐야? 먹는 거야? 불타기는커녕 평범한 약속도 없는 금요일이라고 너무 기죽지 말자. 사실 금요일 저녁은 한 주 내내 일과 학업에 치여 가장 지쳐있는 상태가 아닌가! 괜히 하릴없이 사람 많은 곳을 배회하지 말고 얼른 귀가해서 TV를 켜자. 약속 없는 사람들의 영원한 친구, 프로야구 중계가 기다리고 있다. 응원하는 팀에 따라 어느 채널을 봐도 좋지만 넥센과 롯데의 경기를 추천한다. 0.5 게임 차이로 2, 3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두 팀의 금요일 경기는 순위 싸움은 물론 주말 3연전의 기선제압에도 중요하다. 지난 3연전에서 넥센에 스윕을 당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던 롯데가 이번엔 제대로 설욕을 할 수 있을까? 양 팀의 선발투수는 사도스키와 김병현이다.

오늘의 메이드 인 재팬 카타르시스
MBC 에브리원 토요일 밤 12시
어떤 상처는 환부를 터뜨려야 비로소 낫는다. 붕괴 직전의 가정을 배경으로 불륜, 자살, 왕따, 가정불화 등 일본 사회의 곪은 문제를 그린 드라마 가 그렇듯이. 마지막 회 시청률이 40%를 넘기며 2011년 일본 드라마 최고 시청률은 물론 역대 시청률 3위를 기록한 가 국내에서 방영된다. 남편의 불륜으로 아내가 자살한 가정의 온갖 문제들을 절대 웃지 않는 가정부 미타(마츠시마 나나코)가 해결해간다. 마치 로봇처럼 시키는 일이면 뭐든 하는 미타를 통해 가족들은 각자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서로의 상처에 손을 내밀게 된다. 언뜻 막장 드라마 같이 느껴지는 독한 설정과 일본 드라마 특유의 교훈이 혼재한 독특한 이야기가 주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오늘의 습지 미남
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씨를 뿌리지 않고 곡식을 거둘 수 없다. 단막극이 드라마 작가와 PD에게는 물론 좋은 드라마를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황폐한 땅을 파헤칠 뿐 제대로 된 싹을 틔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현실에서 단막극의 설 자리는 자꾸만 좁아진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단막극 이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총 24편이 이어질 시즌 3의 첫 주자는 최규석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습지생태보고서’다. “인간 생태계를 피라미드로 치면 우린 맨 밑에 있다”고 자조하는 애니메이션 전공 대학생 최군(성준)과 그의 친구들은 비좁은 반지하 자취방에서 흔히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다 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닥치고 꽃미남’ 성준의 리얼 궁상 연기가 궁금한 이들은 월요일 늦잠을 각오하고 이 밤을 끝을 좀 더 붙잡아 보자.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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