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목 밤 11시 5분
MBC ‘무릎 팍 도사’는 방송 초 톱스타들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슈를 만들었고, KBS 는 대중적으로 친근한 중장년층 연예인들이 편안하게 인생 이야기를 펼쳐놓을 수 있도록 하면서 자리를 굳혔으며, SBS 은 ‘원톱’이 되기엔 애매하지만 사연 많은 연예인 집단을 한 자리에 모아 시너지를 낸다. 4개월을 맞은 (이하 )에 없는 것은 이러한 기획력이다. ‘토크쇼의 격을 파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스튜디오 대신 현장을 찾거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을 초대해 성공 스토리를 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에서의 토크가 거의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자극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미무취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병진의 20년 지기인 노사연과 이소라를 초대한 어제 방송이 세 사람의 오랜 우정과 그들의 전성기였던 90년대의 추억 덕분에 비교적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는다. 주병진의 계속되는 외모 지적 농담에 개의치 않고 입심을 발휘한 노사연이나 주병진과 미묘한 러브라인의 여운을 남긴 이소라는 게스트로서의 몫을 충실히 했지만, 대화를 중구난방으로 만드는 ‘뇌 구조 그림 설명’과 친분에만 기댄 나머지 사담에 가깝게 흘러간 ‘OX 토크’ 등은 좀 더 고민이 필요했던 코너다. 이십대 초반의 당차면서도 엉뚱한 이소라와 노련한 스타 MC 주병진의 콤비가 독특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던 1993년 자료화면이 어제의 방송 중 가장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지어 MC의 순발력도 예전 같지 않다면, 쇼의 틀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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