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회 월-금 MBC 오후 7시 45분
(이하 )에서와 똑같이 중국집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계상(윤계상)을 만난 세경(신세경)은 주어진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삶을 복기했다. 을 성실히 지켜봐 온 사람들이라면 모두 기억할 만한 장면들로 자기 자신을 패러디 한 세경은, 그 유명한 “멈췄으면 좋겠어요”의 주어까지 멀미로 바꾸며 유쾌하게 과거를 뛰어넘었다. 무엇보다 멀리서 보내온 세경의 마지막 편지는 의 결말이 상처로 남은 이들을 위해 뒤늦게 도착한 편지인 동시에, 열려 있는 또 다른 결말로 기억될 만 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이킥 월드’의 공통분모인 인물들 간의 관계와 직업으로 인한 것이다. (이하 )은 이 모든 점을 공유한 평행우주와 같은 ‘하이킥 월드’에서도 가장 천천히 변화하고 가장 보편적인 인물들이 존재하는 세계였기 때문에 그 모습 그대로 귀환한 세경을 이질감 없이 품어줄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가 전작을 넘어섰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쩌면 이러한 요소는 도리어 가 시리즈 중 가장 가진 색이 옅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에피소드는 현재의 이 작품이 세경에게 또 다른 결말, 그것도 따뜻하고 평화로운 결말을 선물할 만큼의 독립적인 이야기를 쌓아왔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계상은 충분히 갈 곳 없는 세경을 집으로 데려올 만한 인격의 사람이며, 차가운 지훈(최다니엘)과는 달리 기꺼이 따뜻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계상과 지훈이 같은 직업을 가졌음에도 다른 사람이듯, 는 전작들과는 다른 작품이다. 전작들에 비하면 느릴지 몰라도 자신의 박자에 맞춰 여기까지 온 는 어색한 영어로 지원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말한 종석(이종석)처럼, 쌓아온 감정과 이야기들을 천천히 풀어내기 시작했다. 세경을 ‘진짜로’ 떠나보낸 이들은 이제 또 대한민국 서울 노량진에서 오늘을 살 것이다. 꿈같이 고마웠던 만남을 뒤로하고,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마저 지켜볼 차례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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