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MBC 오후 9시 55분
작년까지는 으로 분류되어 있던 라디오 부문이 옮겨왔고, 대상은 프로그램에 수여하겠다는 새로운 원칙을 세웠다.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과 같은 주요 부문은 공동수상이 없었다. 이렇게만 본다면 2011 이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공정한 시상을 한 것으로 결론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은 단 하나의 원칙을 위해 다른 원칙은 모두 무너뜨린 시상식이었다. 시상 부문도 적은 교양 분야를 사전 녹화로 짧게 끝내거나 특별상, PD상, 우정상과 같이 이름만 붙인 수많은 수상부문으로 상을 나누어주는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했고, 거기에 더해 이미 특별상에 있는 가수상이 인기상에 신설된 것은 ‘나는 가수다’를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더 많은 시상을 위해서 축하 공연이나 특별 순서는 축소되었고, 자료 화면은 PPL을 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개인 대상 대신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여하는 것이 연말 시상식이 점진적으로 변화해 가야 할 방향인 것은 맞다. 하지만 코미디-시트콤 부문과 쇼-버라이어티 부문의 불균형을 비롯해, 개인 수상 분야에서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을 개인이 아닌 작품에 수여하겠다는 말은 공허하다. 뿐만 아니라 수상 결과에 이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한 것과, 수상자(작) 선정의 패턴이 보여 예측이 가능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시상식은 명백히 후자였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이 발표된 순간 “예상을 깬” 수상이라고 느낀 사람은 시상자였던 MBC의 김재철 사장 뿐 이었을 것이다. 쇼-버라이어티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모두에게 고루 나누어 주느라 시상식이 지루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던 박미선의 소감은 뒤에는 역접의 접속사가 붙었지만, 실상은 그 말 그대로였다. 제대로 된 예능인의 축제도, 한 해의 결산도 되지 못한 채로 각 프로그램마다 골고루 나누어주는 게 목표인 시상식이라면 시청자들이 함께 박수쳐주어야 할 이유가 없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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