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목 밤 11시 50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박 전 대표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하 박근혜와의 인터뷰) 진행자 김성주가 방송을 정리하며 던진 마무리 멘트였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를 달리 적용하면, 비록 개국 첫 날일뿐이지만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애초에 종편이 출범하며 강조한 것은 방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내세운 경쟁력 강화였다. 하지만 개국특집 첫 방송에서 종편들이 일제히 내보낸 핵심 콘텐츠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다. TV조선의 을 시작으로 MBN 을 거쳐 JTBC, 채널A가 연이어 특별 대담을 내보냈고 내용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 어디에서도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빛나는 창의성은 엿볼 수 없었다. 진행자와 인터뷰이의 의상만 바뀐 ‘박근혜TV’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채널A의 는 이날 릴레이 대담의 대미를 장식했다. 방송은 노련한 MC 김성주와 유리 외벽의 오픈 스튜디오를 전면에 내세우며 제목 그대로 ‘특별함’을 강조했으나, 정작 중요한 내용에 있어서는 이미 다른 채널이 비슷한 방송을 내보낸 덕에 앞선 인터뷰의 재탕 수준에 머물렀다. 내용의 유사성도 문제였지만, 구성 또한 중구난방이었다. 미리 짜놓은 정책 홍보성 답변들 사이로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는 가벼운 질문들이 시도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맥락도 흐름도 놓치고 말았다. 인터뷰의 진정한 맥락은 박 전 대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사 드라마 의 홍보 부분에서 유일하게 드러났을 뿐이다.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열린 방송”의지를 시각화했다는 오픈 스튜디오는 아이러니하게도 종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투명해보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두터운 유리벽처럼 소통과 다양성의 그럴 듯한 모토 뒤에 숨은 은밀한 의도.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는 그 속이 너무도 뻔히 들여다보인다는 점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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