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전해주는 목가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MBC 새 수목드라마 (극본 유현미, 연출 오경훈, 이성준)은 부부 간의 신뢰가 흔들리고, 오해가 불신을 낳는 과정을 미스터리 형식에 담는다. 의문의 죽음을 둘러 싼 미스터리, 유산을 두고 벌어지는 시댁 식구와의 신경전, 한 남자를 둘러 싼 두 친구의 질투와 불륜과 같은 요소들은 언뜻 을 막장드라마처럼 보이게 한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의 저자 공지영이 제작 소식을 듣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하면서 은 방송 전부터 논란에 시달렸다. 더군다나 이번 주 종영하는 역시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어 한동안 부진에서 빠져 나오지 못 하던 MBC 수목극이 막장 코드로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들도 있었다.
막장 드라마? 일드, 미드 시청층까지 노리는 미스터리극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모인 감독과 배우들이 강조했던 단어는 ‘공감’이었다. 연출을 맡은 오경훈 감독은 “막장 드라마는 일단 개연성 없이 가정을 깨면서 시작하지 않나. 우리 드라마는 사람 간의 관계가 흔들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간다. 부부는 사회의 가장 작은 세포단위고,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그들에게 힘내라는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것이 우리의 목표” 라고 밝혔다. 이렇게 훌륭한 대본을 만나는 게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김혜수 또한 “우리 드라마는 선악구도가 분명한 것이 아니라 애정으로 시작해서 증오가 되어 버린 인물 간의 애증 관계를 현실감을 놓치지 않고 그린다”고 말했다.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부터 합류해서 오랜 준비기간을 함께 한 황신혜와 신성우도 입을 모아 “대본을 읽는 순간 다른 생각 없이 ‘이거 죽인다’라고 생각했다. 대사 하나 하나가 다 무섭게 공감된다. 내 주변의 부부들이 겪고 있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대사로 들어가 있더라”며 작품이 그리는 부부 관계에 강한 공감을 표시했다.
SBS 로 한국방송작가대상을 수상한 유현미 작가와 함께 지난 1년 간 을 준비했다는 오경훈 감독은 치열한 수목드라마 시청률 싸움을 걱정하는 질문에도 “2년 간 수목드라마 책임 프로듀서 자리에 있으면서 주 시청층이 변화하는 추세를 분석했다. 우리 드라마는 주 시청자층인 3, 40대 여성 시청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미스터리 구조를 차용해 미드, 일드를 좋아하는 분들까지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했다”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흥행 여부를 떠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 치의 후회도 없을 거란 확신이 있다는 김혜수나, 굳이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하며 경쟁 구도를 만들지 말아 달라는 신성우 또한 시청률 경쟁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느끼지 못 하는 듯했다. 1년 가까이 이어지던 KBS의 수목드라마 불패신화가 로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은 막장이 아닌 ‘공감’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은 27일 수요일 밤 9시 55분 첫방송 된다.
사진제공. MBC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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