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북한, 핵 시설을 파괴하러 온 스파이라는 혐의로 붙잡혀 고문당하던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평범한 정유회사의 직원이라 주장한 끝에 겨우 풀려난다. 물론, 거짓말이다. 는 이 아니라 안젤리나 졸리의 첩보 액션물이다. 미국으로 돌아 CIA 최고의 요원으로 활약하던 에블린은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남편 마이크와 보다 안정된 생활을 가지기를 꿈꾸지만 한 러시아 남자가 망명을 요청하면서 상황은 틀어지기 시작한다. 자신을 구소련 출신 비밀요원이라 밝힌 남자는 조만간 있을 미국 부통령의 장례식에서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러시아 스파이가 있고, 그가 솔트라고 지목한다. 순식간에 이중첩자로 몰린 에블린 솔트는 자신은 물론 행방이 묘연해진 남편의 목숨까지 구하기 위해 전 CIA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스파이물은 냉전시대의 꿈을 꾸는가
졸리의 팔뚝이라면 목이 졸려도 좋아
1991년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시대는 사실상 종식되었지만 여전히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영화에는 거대한 적의 존재가 필요하다. 역시 냉전 시대,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스파이들이 위장 신분으로 미국에 잠입한 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미국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이-X’설에서부터 출발한 시나리오다. 러시아 비밀 기지에서 철저한 세뇌 교육을 받은 어린아이들이 인간병기로 양성되는 과정은 비현실적이다 못해 동화적이고, 에블린이 간단한 변장만으로 신분을 바꾸는 설정 또한 냉전시대 스파이물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몇 차례의 반전을 따라 조각조각 맞춰지는 에블린의 진짜 정체는 흥미롭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치밀한 머리싸움 대신 눈앞에서 벌어지는 액션의 쾌감을 원한다면 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원래 ‘에드윈 솔트’라는 이름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톰 크루즈가 하차하면서 “본드걸이 아닌 제임스 본드가 되고 싶다”던 안젤리나 졸리가 캐스팅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안젤리나 졸리는 액션 최강자로 손꼽히는 여배우답게, 혹은 어지간한 남자 배우를 능가하는 파워풀한 액션으로 영상에 박진감을 불어넣는다. 백병전과 폭탄 제조가 특기인 에블린 솔트의 캐릭터대로 맥가이버 못지않은 임기응변과 초인적 운동 신경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징글징글한’ 집념과 전사로서의 투지 또한 에 이어 한 단계 더 발전한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세계를 보여 준다. , 의 필립 노이스 감독, , 의 커트 위머 각본. 영화는 7월 29일 개봉한다.
글. 최지은 fiv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